베테랑 조종사·승무원들 자발적 지원"대한항공 사랑해준 교민들에 대한 당연한 도리"조 회장 "노조에 감사… 내가 직접 가겠다" 노조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조원태 회장도 전세기 직접 진두지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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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우한 전세기에 직접 탑승한다.

    위험지역에 자발적으로 지원한 노조원들을 격려하고 항공안전 총책임자로서 의무도 이행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조 회장은 베테랑 조종사들과 승무원들과 함께 오늘 밤 출국한다. 그룹 안팎에서는 국적항공사의 수장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조 회장의 결단에 호의적인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와 낮 12시에 중국 우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전세기는 중국 당국의 허가 등 외교적인 협의 문제로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

    오늘 당초 2대가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첫 비행기는 일정이 취소됐고, 두번째 비행기는 오후 8시에 출발을 목표로 대기 중이다.

    대한항공은 A330(276석)과 B747(404석) 두 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허가에 따라 어떤 비행기가 투입될지는 미정이다. 승객 50명당 최소 1명의 승무원이 탑승해야 한다. 이번 운항은 예외적으로 승무원들이 더 탑승할 수 있어 B747의 경우 10명이 대기하고 있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발한 우한 지역으로 운항해야 하는 이번 전세기 투입에 대한항공 노조원들은 자발적 참여를 보여줬다. 당일 운항 스케줄이 없는 승무원 가운데 33명이 자발적으로 지원했고 대부분 베테랑의 조종사와 승무원이다. 자칫 감염될 우려가 있음에도 자원해서 전세기에 합류하겠다고 한 것이다.

    경력 20여년차의 베테랑 여자 승무원은 지원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적 항공사 승무원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이번 전세기 탑승을 지원하게 됐다”며 “그동안 대한항공을 사랑해주신 교민들에 대한 당연한 도리이다”라고 말했다. 이 승무원은 기혼 여성으로서 아이까지 있지만 기꺼이 우한 전세기 탑승을 결정했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중국 당국과 외교부 간의 협의 과정에서 전세기 운항이 지연되고 있지만, 우선 배정됐던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부 결정에 따라 곧바로 전세기를 띄울 수 있도록 노조원들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조원태 회장이 직접 전세기 탑승을 결정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참모들의 조언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본인이 직접 판단한 것 같다”며 “위험 지역에 자발적으로 손을 든 노조원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여야겠다는 뜻에서 전세기 탑승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탑승하게 되면 승무원들을 비롯해 교민들 역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항 스케줄 변동에 따라 조 회장의 탑승 여부도 유동적이긴 하지만, 직원들과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만큼 조 회장의 탑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이 같은 리더십은 KCGI,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이 주도하는 경영권 다툼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조 회장이 대한항공 노조 및 임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