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후베이성→중국 전역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대책 요구감염 관련 학회 “실질적 격리병상 확보도 불가능한 상황 우려”3, 12번 환자 등 방역체계 가동돼도 ‘선제 대응’ 난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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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뒤늦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금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현 시점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무증상 감염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중국 전역으로 입국 금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를 묵인할 경우, 국내 수용가능한 격리병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등 발표 등으로 우한 폐렴 무증상 감염의 위험성이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발원지인 후베이성만 막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났다.무증상 감염은 바이러스에 몸에 들어와 감염됐지만 잠복기와 무관하게 증상 없이 바이러스만 나와 주변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우한 폐렴이 메르스, 사스와 다른 지점은 바로 여기다. 잠복기간 중 전염력, 즉 무증상 감염은 우한 폐렴만 존재한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달 20일 우한에서 입국한 3번 확진자(54세 남성, 한국인)는 본인이 증상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감염됐고, 이 과정에서 6번 확진자에게 2차 감염을 일으켰다.12번 확진자(49세 남성, 중국인) 역시 일본에 체류하면서 관광 가이드 업무를 하다 지난달 19일 입국했는데 뚜렷한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아내인 14번 확진자에게 우한 폐렴을 전파했다.결국 무증상 감염이 실체로 드러났고 이미 대다수 우한 주민들이 후베이성을 빠져나가 중국 본토 전역으로 흩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전역으로 입국 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후베이성에만 제한 두면 완벽한 ‘격리’ 어려울 수도지난 2일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대정부 권고안을 통해 “후베이성 외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위험군의 유입 차단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주변 국가의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기 전까지는 위험지역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들의 제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확진자의 음압격리병상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에 밀집된 특성 때문에 잠재적인 감염자가 유입된다면, 누적되는 확진자들의 역학조사와 접촉자 감시를 위한 노력과 인력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현재 우한 폐렴 환자를 격리치료할 수 있는 격리병상은 전국에 847개가 존재한다.감염 관련 학회들은 “방역당국이 파악한 접촉자 외에서 확진자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확진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빠르게 포화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대한의사협회 역시 지속적으로 중국 전역 입국 금지를 요청하고 있다.최대집 의협회장은 “국민 생명이 걸려 있는 문제인 만큼 정치·경제·외교 상황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 후베이성 체류자만 입국을 중단시키는 제한적 대책으로는 실효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밝혔다.그는 “우한, 항저우, 광저우, 정저우, 창사, 난징 등에서 입국을 막는 것은 물론 중국 전역으로 입국 관리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이는 타 국가 대비 다소 소극적 정부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일례로 싱가포르는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것을 금지했다. 호주도 호주 시민과 거주자, 가족, 법정후견인 또는 배우자들만 중국에서 호주로 입국할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