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최 예정이었지만…각종 행사 '줄취소' 분위기 속 기약 없이 미뤄져'외부 출사표 요구 빗발 vs 감염병 리스크' 딜레마
  • ▲ 구현모 KT CEO 내정자ⓒKT 제공
    ▲ 구현모 KT CEO 내정자ⓒKT 제공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공식 언론 데뷔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구 사장은 당초 이달 중 관련 자리를 만들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해당 일정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 내정자는 지난달 '2020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공식석상 첫 얼굴을 내비췄다.

    황창규 KT 회장을 대신해 내빈 자격으로 참석한 구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2월 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2월 중 구 내정자의 청사진이 담긴 공식 언론 데뷔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들이 나왔다.

    KT 실무진들 역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후 2월 기자간담회 일정을 놓고 논의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 여파로 이달 언론 데뷔가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각종 단체 모임, 행사 취소·축소 움직임이 급격히 일고 있는 상황 속에서 관련 자리를 만들기 애매하다는 이유에서다.

    KT 관계자는 "정부가 가급적 행사, 공연, 모임 등을 취소 또는 연기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 현재, 굳이 무리하게 관련 행사를 잡았다가 감염 리스크 및 외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더욱이 아직 공식적인 CEO로 선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기를 놓고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달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에서 공식 데뷔할 것이란 예상도 존재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한 폐렴이 유럽까지 뻗치고 있는데다, 올해 MWC 최대 스폰서로 중국 '화웨이'가 결정돼 국내 참여사들의 행사 참석 축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출장 기자단' 운영을 기획했던 SK텔레콤도 기자단 참석을 돌연 취소하면서, 언론사들의 MWC 관심도도 한풀 꺾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구 사장이 차기 수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에 향후 '출사표'에 대한 대내외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KT 내부적으로, 이달 중 공식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자니 감염병 리스크가 따르고, 또 안하자니 외부 출사표 요구가 빗발쳐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달 주총을 통해 공식 사장으로 취임을 하게 되면 관련 요구는 더 심해질 것"이라며 "우한 폐렴이 다음달까지 지속될 경우 어떤 식으로 본인의 청사진을 피력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