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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도 노동시간 단축 등 친노동정책에 드라이브를 건다. 올해 연차휴가 사용률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초과근로 줄이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별 워라밸 지수도 매년 발표하기로 했다. 다만 일터의 노동생산성 향상과 관련해선 컨설팅 연계 지원 외 뾰족한 대책을 내놓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영계가 난색을 표했던 '계속고용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해 주목된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청와대에서 '일자리 정책'을 주제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노동부는 스마트·워라밸 일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휴가·휴일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올해까지 연차휴가 사용률을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2018년 연차휴가 사용률은 72.5%였다. 관광서 공휴일의 민간 확산도 지원한다. 올해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 임기 말인 2022년까지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워라밸 일터 조성을 위해 생애주기별 근로시간 단축제도 정착을 지원한다. 지난해 110억원이던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을 올해 144억원으로 확대했다. 워라밸 확산을 위해 매년 지역별 워라밸 지수를 발표하기로 했다.
스마트 일터 조성을 위해 불필요한 초과근로 줄이기에도 고삐를 쥘 방침이다. 선진적 근로시간 관리를 위해 근로·대기·휴게시간에 대한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자근태관리시스템 확산과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등의 도입을 위해 월 최대 4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일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민간 주도의 일터혁신을 확산한다는 태도다. 일터혁신 CEO 클럽을 운영하고 우수기업을 인증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일터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려고 제시한 대책은 일터혁신 컨설팅 강화가 고작이다. 올해 2200개소에 대해 컨설팅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올해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을 대상으로 200건의 컨설팅을 연계·지원한다는 게 전부다. 구체적인 투입 예산이나 컨설팅 방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정부는 경영계가 도입에 난색을 보인 계속고용제도를 밀어붙일 태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 앞서 노인 일자리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고용연장에 대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해 정부가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여부를 현 정부 임기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기업에 60세 정년 이후 일정 나이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재고용·정년연장·정년폐지 등 연장방식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시 경영계는 난색을 보였다. 정년을 60세로 늘린 지 2년 만에 사실상 정년을 또다시 늘리면 고용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임금피크제 도입도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체계 개편 없이 고용기간만 늘리면 청년취업난 악화는 물론 노사갈등, 취업시장 양극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이 밖에도 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민간 부문의 고용 활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지난해 주요 고용지표가 개선되긴 했지만,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만든 단기 재정일자리가 주를 이룬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노동부는 민간 고용 창출을 위해 지역 노·사·민·정이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부산·군산·밀양 등 6곳에서 올해 8곳쯤의 지역을 대상으로 상생형 일자리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의 고용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중장기 일자리 패키지'도 선정, 지원한다. 지역별 산업정책과 연계해 최장 5년간 지자체에 연간 30억~200억원을 집중 지원한다.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부처별로 추진했던 21개 인력양성사업을 올해부터 통합 관리해 중복 지원 문제를 없앤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노동자 고용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달 특별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산업재해 사고로 말미암은 사망자 수는 지난해보다 15.2% 줄어든 725명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수는 855명으로 2018년 971명보다 11.9% 감소했다.
공공기관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블라인드 채용은 기준을 더 명확히 하고 금융권을 포함한 민간 영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프리랜서 등으로 분류돼 노동법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