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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공장까지 생산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특히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극심한 판매 부진이 예상돼, 1분기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단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오는 17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당초 춘절 이후 3일 가동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휴일이 연장되며, 무려 2주나 늦게 문을 열게 됐다.
가동 중단 여파는 현지 인기 모델 판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인기 모델의 경우 재고를 가져가지 않고 바로 생산해서 판매한다. 따라서 2주간의 생산 중단은 일부 차종의 판매실적과 직결될 수 있다는게 현지 분위기다.
더 큰 문제는 재가동에 돌입한다 해도 바로 정상적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내 바이러스 확산 속도로 볼 때 17일 출근하는 직원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옌타이 지역에서는 이번 국내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이 됐던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돌아가곤 있지만, 가동률은 5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로 인한 자동차 수요 둔화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는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2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0~8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딜러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2436억원, 당기순이익 851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판매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팰리세이드, 더 뉴 그랜저 등 신차 판매와 SUV 제품 믹스 효과로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다.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차가 쏟아지는 골든 싸이클에 진입했다며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당장 1분기부터 실적 부진에 직면하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국내 및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돼 1분기 실적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노조가 생산성 회복을 외치고 있고, 회사도 협력해 연간으로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중국 생산비중이 큰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11일부터는 순차적으로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와이어링 공장이 100% 가동되지 않아 국내 생산 일정을 조정하는 등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