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7개월 만에 경제인 만남서 전경련 제외기재부 간담회에도 상의·무협·중기중앙회만 초청
-
중국발 코로나19(우한폐렴) 비상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패싱이 이어졌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경제인과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가졌다. 재계와 힘을 합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 및 대표가 참석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초청명단에서 제외돼, 코로나19에도 '전경련 패싱'이 여전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계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회복의 흐름을 되살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인을 모아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30대 총수를 불러 모은 이후 반년 만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돼 곤혹을 치른 뒤 회원사들이 대거 탈퇴하면서 위상과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재계 간담회에 초청받지 못하고 있다. 해가 바뀌고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 속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전경련 패싱' 기조는 변함이 없다.
전경련 대신 맏형 역할을 하는 대한상의는 지난 7일 기재부에서 마련한 신종코로나 관련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서도 대한상의 장소 제공을 하는 등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보인다. 기재부 주최 간담회에서도 전경련은 제외하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의 '전경련 패싱' 기조에 대해 전경련 내부선 체념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제는 패싱이 너무나도 익숙하다"면서 "지금 정부가 전경련을 철저히 외면해 내부에서 많이 안타까워했지만 현재의 흐름이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 같아 이젠 체념하는 단계"라고 씁쓸해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10여 명이 전경련을 공식 방문하면서 여권이 전경련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신호탄이라고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비상으로 2주 연속 정부 주최 간담회에서 전경련이 빠지며 회복이 안 된 것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9월에 여당이 전경련을 방문한 이후 지지자들로부터 포화를 받았다고 전해 들었다"며 "패싱 기조가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