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대한항공
항공업계가 코로나19(우한 폐렴) 여파로 신음하고 있다. 업계는 한·중 항공편을 중단하는 한편 대만·동남아시아 등 인근까지 노선 수를 줄이는 상황이다. 영업에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 항공권 환불도 빗발치고 있어 한숨이 깊다.
24일 현재 국내 주요 항공사는 59개 한국~중국 노선 77%가량을 중단했다. 각 사는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여행 경보 발령으로 대만, 동남아 등 인근 노선도 감편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대구에서의 감염병 확산으로 해당 지역을 오가는 국내선 타격도 크다.
항공편 환불 요청도 골칫거리다. 여행심리 위축으로 중국·동남아 등 항공권 예약취소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3주간 전체 항공사가 환불한 금액은 3000억원에 달했다.
이달 초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275억원과 671억원을 환불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25억원과 290억원을 돌려줬다. 이스타항공(190억원)과 에어서울(40억원), 티웨이(227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업계는 상반기 내내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재팬’ 여파로 수백, 수천억대 적자를 냈던 지난해 악몽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흐름이 약한 일부 LCC의 경우 올해를 버티지 못해 도산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중국 노선뿐 아니라 동남아 등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올 상반기는 역대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항공권 판매 부진에 환불 부담도 커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약한 LCC는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불황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대부분의 LCC는 무급휴직 제도와 구성원 임금 반납을 도입했다. 여객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대책’ 일환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한창수 사장을 포함한 임원 38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고, 이들은 임금 30~40%를 반납하기로 했다. 현장직과 일반 사무직원들은 10일의 무급휴가를 갖는다.
제주항공은 비상경영을 넘어선 ‘위기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경영진이 임금 30%를 반납하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임원 임금 30%, 본부장급 직책은 수당을 반납하기로 했다. 일반 직원 대상으로는 근무일·시간 단축 신청을 받는다.
아시아나 관계사 에어부산, 자회사 에어서울도 임원이 임금 일부를 반납하고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무급 휴직제를 도입했다. 현재 업계에서 코로나 이슈 관련해 휴직제를 시행하지 않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