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째 현 수준인 연 1.25% 유지부정적 여파 실물지표로 확인 의사역대 최저금리, 부동산 움직임 발목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7일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7일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행은 27일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뒤 넉달 째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역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내려온 만큼 통화정책 여력이 부족해진 한은에게는 부담이 크다.

    앞서 연초까지만 해도 경기 반등 기대감에 금리 동결론이 우세했으나 이달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실제 경제의 부정적인 영향이 실질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하로 얻을 효과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두고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나 부동산시장 집값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이주열 총재의 메시지에 부합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시장의 인하 기대가 커지자 "금리 인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있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로써 금리 인하 기대감은 4월 금통위로 이어지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쏟아지는 만큼 한은이 1분기 경제지표를 점검한 다음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세계경제와 국내경제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받았다"며 "국내경제는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되며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도 주가 하락, 달러화 강세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점검하며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 상황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