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3년 침체기 벗어나 '반등' 시작'캐시 카우' 태양광, 수직계열화… 서프라이즈 '기대'
  • ▲ 중국 후베이성 퉁산현에 설치된 한화큐셀 큐피크. ⓒ한화큐셀
    ▲ 중국 후베이성 퉁산현에 설치된 한화큐셀 큐피크. ⓒ한화큐셀

    태양광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한화솔루션이 고도화를 통한 태양광사업 확대를 천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연 매출 10조 클럽' 진입이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27일 잠정실적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매출 9조5032억원, 영업이익 3783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9조460억원에 비해 5.0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3543억원)은 6.76% 늘어났다.

    폴리에틸렌(PE) 강세 등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7792억원)을 기록한 2017년 이후 3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영업이익이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2017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하락세를 기록한 분기 영업이익이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연간 실적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도 반등에 성공했다.

    태양광 부문의 실적 반등이 눈부셨다.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면서 연간 22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한화가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이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2018년 영업손실 107억원에서 흑자전환한 것으로, 당시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멀티(다결정) 태양전지에 비해 발전효율이 좋은 모노(단결정) 비중을 크게 늘린 데다 태양전지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주요 선진시장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외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케미칼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매출(3조5264억원, -12.3%)과 영업이익(1749억원, -52.3%) 모두 전년대비 감소했다. 에틸렌 등 원료값 하락에도 전반적인 수요 감소 여파로 PE,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의 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다.

    자동차 내외장재 등을 생산하는 첨단소재 부문은 전방산업인 자동차업계 불황으로 영업손실(307억원)이 전년(134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리테일 부문은 신규 사업 추진에 따른 비용증가로 영업이익이 191억원에서 76억원으로 60.2% 감소했다.

  • ▲ 미국 텍사스 페코스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한화큐셀
    ▲ 미국 텍사스 페코스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한화큐셀

    한화솔루션은 실적을 반등시킨 태양광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 태양광 셀·모듈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셀·모듈 시장의 중장기 경쟁 심화 가능성을 감안해 통합 에너지솔루션을 제공, 중장기 수익구조를 고도화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단순 제조 방식에서 나아가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패키지를 제공하고 태양광발전소 개발 등 다운스트림 부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셀·모듈 판매의 높은 실적변동성을 상쇄하며 태양광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 및 이익의 질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거용 토탈솔루션(설치·관리) 진출 △태양광 발전소 개발·건설 △중장기적인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판매 추진 등 전략을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과 일본 위주로 ESS를 판매해왔는데, 올해부터는 미국·한국·호주로 시장을 넓힐 것"이라며 "ESS 인버터부터 라운드 장치까지 제공하는 토탈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부연했다.

    기존에는 단순 EPC사업을 진행했으나, 개발사업까지 역영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LCOE(균등화발전원가)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고, 태양광 발전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 개발 단계까지 진출한다면 매출다변화 및 수익성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모듈과 시스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EPC 에너지 판매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예상 영업이익은 6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발전사업의 경우 수주실적이 쌓일수록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통해 국내·유럽 시장에서의 모듈 출하량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큐셀'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주거용 태양광 솔루션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경우 다운스트림사업의 성장 기대감 역시 높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멀티에서 모노로 셀을 전환한 효과를 본 만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셀도 전량 전환하기로 했다. 올해 셀 생산량은 지난해 8.2GW보다 24.3% 증가한 10.2GW로 잡았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 상으로 올해 중국 등에서 지난해의 10~15% 규모의 셀 생산 케파가 증설될 계획이지만, 올해 셀 수요가 135GW로 지난해보다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히 상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市 에너지자립주택. ⓒ한화큐셀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市 에너지자립주택. ⓒ한화큐셀

    이와 함께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기초재로, 중국 태양광업체가 공급량을 대폭 늘리면서 제품가격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7.18달러로, 2018년 초 17.8달러에 비해 절반가량 빠졌다.

    앞서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을 밝힌 OCI와 같은 맥락이다. 한화솔루션의 '엑시트'로 국내에서 태양광 소재 제조업체는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폴리실리콘 생산설비의 잔존가치는 지난해 실적에 모두 손실 처리됐다. 이에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248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4분기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에 따른 손상차손 3000억원 등이 반영되면서다.

    한화솔루션 측은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라 가동률을 높이면 높일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연내 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 적자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 마이너스 500억~800억원 수준"이라면서 "올해는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며 내년에는 적자가 100% 소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종합사업자'로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적전망 분석 결과 한화솔루션은 올해 매출 10조2541억원, 영업이익 4899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사상 첫 '매출 10조 클럽' 진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태양광 부문 영업이익이 3377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까이를 책임질 것으로 점쳐진다. 태양광 영업이익은 이듬해에도 3720억원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모듈업체들의 증설과 글로벌 제품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판매가격 상승을 이뤄냈고, 이는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다운스트림 확대로 신규 수익모델과 이익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화학 및 가공소재 사업 부진에도 대부분의 이익 성장이 태양광에서 창출될 전망"이라며 "단결정 셀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견조한 실적 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이익다변화로 이익 개선을 이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에 따른 적자 축소도 기대되며 향후 신규 사업 성과가 더해질 경우 추가 이익 전망치 상향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