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두 배 증가 '10조' 돌파이달들어 회사채 1조 발행… 역대 최대 규모업황 회복 기대했는데… 우한폐렴 '코로나19' 악재
  •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어닝쇼크'를 맞은 가운데 차입금도 대폭 증가하면서 재무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28일 SK하이닉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10조5235억원으로, 전년 5조2819억원보다 99.2% 증가했다. 이에 차입금비율은 22%로, 전년보다 11%p 늘었다.

    지난해 실적 급감에 따라 재무상태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7127억원으로, 전년 20조8437억원 대비 87% 급감했다. 이는 2012년 영업손실 2273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SK하이닉스 측은 SK하이닉스는 지난 한 해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지만,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투자한 금액은 13조9202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줄었음에도 보유 현금은 52.3% 감소한 3조9950억원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에도 1조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단일 건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규모 투자 수요를 모으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올해 서버와 5G 스마트폰의 성장 등으로 D램의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낸드도 상반기는 SSD, 하반기는 모바일 수요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당초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등 여러 변수가 반도체 업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과 PC 등 제품의 수요가 둔화돼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리스크로 작용될 전망이다.  

    노무라 그룹의 자회사 인스티넷은 코로나 사태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매출 전망치를 기존 4370억달러에서 429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업체의 공급조절 및 서버와 모바일향 수요 회복 영향으로 D램 가격 하락 폭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며 낸드의 가격도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방수요에 대한 불확실성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등의 글로벌 변동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