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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1월 온라인쇼핑에서 '기타' 품목으로 분류되는 마스크를 비롯해 음·식료품 구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영향을 많이 받는 화장품은 지난해 12월보다는 거래액이 줄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아직 중국인 입국 금지가 전면 시행되지 않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설 연휴가 끼어있어 거래액 증가폭은 주춤했으나 하루 평균 거래액을 따져보면 온라인쇼핑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올 1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2조39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6%(1조667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12조8521억원)를 기록한 이후 12월(12조6826억원)에 이어 두달 연속 거래액이 줄었다. 설 명절이 끼어 있어 배송일수가 줄어든 데다 따뜻한 날씨로 의복 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다만 하루 평균 거래액을 보면 증가세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4817억원에서 1월 5016억원으로 늘었다.
상품군별로 살펴보면 음식서비스(4325억원·69.3%), 화장품(2282억원·25.4%), 음·식료품(2283억원·19.1%)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의복(375억원·3.5%), 컴퓨터·주변기기(81억원·1.5%) 등에서 감소했다. 앞선 달과 비교하면 기타(1758억원·65.8%)와 음·식료품(2132억원·17.6%) 등에서 증가했다.
특히 1월20일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 1월 말까지 11명으로 늘어나면서 마스크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타 품목 거래액은 44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0%(1608억원) 급증했다. 마스크 등 방역 관련 상품과 위생용품 거래가 늘어난 탓이다. 이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 마스크 판매가 급증했던 2018년 3월(57.8%)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국내 확진자가 없었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65.8%(1758억원)나 뛰었다. 국내 확진자 수가 2월19일부터 급증세를 보인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쇼핑에 미친 영향은 2월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음·식료품 쇼핑 증가도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매장 기피와 라면·통조림 캔 등 일부 식료품의 사재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음식서비스는 1월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당일 새벽 배송이 인기를 끌고 가정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화장품 구매액 변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선 앞선 달과 비교하면 거래액이 5.3%(637억원) 줄었다. 그동안 유커를 중심으로 온라인 면세점 거래가 늘어오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거래액은 되레 25.4%(2282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아직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 않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조273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21.4% 증가했다. 온라인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8%였다. 1년 전보다 3.3%포인트(P) 상승했다. 온라인 구매 3건 중 2건이 모바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음식서비스의 94.1%, e-쿠폰서비스의 89.1%가 모바일쇼핑 거래였다.
상품군별로 보면 음식서비스(4202억원·73.2%), 음·식료품(2155억원·27.1%), 생활용품(1229억원·22.7%) 등 모든 상품군에서 증가했다. 앞선 달과 비교하면 기타(1004억원·92.2%), 음·식료품(1718억원·20.5%) 등에서 늘고 의복(2176억원·23.4%), 스포츠·레저용품(447억원·20.8%) 등에서 줄었다.
취급 상품이 많아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종합몰 거래액은 8조2066억원, 특정 상품군을 주로 판매하는 전문몰은 4조18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15.4%, 15.8% 증가했다.
운영형태별로는 온라인몰 8조3666억원, 온·오프라인병행몰 4조2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9.0%와 9.0% 거래 규모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