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수술·온라인 강화최고경영자 40% 교체이유… “말로만 디지털화 외치는 이들 많았다”화학·호텔 투자확대… 미국 에틸렌 공장에 10억 달러 추가투입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상 최대의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매장을 대폭 줄이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해외에선 석유화학·호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

    신동빈 회장은 5일자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성공 경험을 모두 버리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법원 집행유예 판결 확정 이후 국내외 미디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유통사업이 주력인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 채산성이 없는 점포 200개(약 20%)를 올해 폐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백화점은 71곳 중 5곳,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등이 폐쇄 대상이다.

    롯데는 대표적인 국내 유통기업이다. 유통사업이 그룹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업황부진과 소비침체 등으로 해당 사업부문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부문의 핵심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3분의 1로 줄었다.

    신 회장은 타개책으로 온라인 사업강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그는 “(여러 계열사가 다루던) 온라인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1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의 약 40%를 젊은 세대로 바꾼 것에 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신 회장은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지만 오프라인 점포 중심으로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쿠팡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출자하고 있는 쿠팡에 대해 “매년 100억엔(약 1100억원)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주주로부터 보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그룹의 중심이 되고 있는 화학과 유통 부문에 관한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지난해 에틸렌 공장을 건설했다”며 “올해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40% 높이고 향후 일본에서는 화학 관련 기업 인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사업에 관해서는 인수합병을 포함해 앞으로 5년간 전세계 객실을 3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2배 규모다. 또 미국 시애틀에 고급호텔을 열고, 영국에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에 관한 경제둔화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신 회장은 “백화점에 대한 고객 수요가 사라지면서 테마파크와 영화관 방문자 수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반면 생필품을 파는 슈퍼에서는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는 “이제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동빈 회장은 본인이 지난 2011년부터 국내에서 회장직을 맡아왔고, 한국과 일본 양국 롯데를 모두 이끌고 있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