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기지… DH시설, LPG 저장탱크 건립 추진PP 시험 가동 시작, 이달 상업가동코로나19 사태 영향, 준공식 등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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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글로벌 전략기지인 베트남에 세운 폴리프로필렌(PP) 신규 공장이 이달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효성은 아직까지 준공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관리 및 방역 강화에 철저히 나서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효성에 확인한 결과, 효성화학은 베트남에 설립한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PP 생산공장을 당초 계획대로 이달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는 안정화 단계(시험 가동) 중으로, 예정된 보증 테스트를 거친 뒤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악재다. 효성화학은 아직까지 준공식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효성의 베트남 프로젝트는 현지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는 등 현지에서도 기대가 큰 사업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준공식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8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9명이나 추가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로써 베트남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9명으로 늘었다.
효성은 베트남 코로나 발생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를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료 수급 동향에 차질이 생기거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효성은 지난해 초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이곳에 총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PP 시장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생칩 공급이 줄어들면서 순정칩(Virgin Chip)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에 가동되는 베트남 PP 생산능력은 연간 30만톤 규모다.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효성화학의 PP 총 생산능력은 연간 120만톤으로 늘어난다.
효성 관계자는 "베트남 PP 공장 준공식은 검토중이고 아직 미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와 준공식 일정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효성이 베트남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대규모 투자 때문이다. 효성은 지난 2007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인근의 연짝 공단에 베트남 동나이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약 15억달러(약 1조6855억원)를 투자했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약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에 달한다.
베트남 중부 광남성에도 추가 생산기지를 설립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18년 1억5200만달러를 투자해 폴리에스터·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안전성, 내구성, 주행성을 보강하기 위해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보강재다. 효성첨단소재가 약 45%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효성은 광남성 투자가 마무리 되면 베트남 남부에 이어 중부까지 이어지는 복합생산기지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2016년과 2018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직접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효성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인 베트남은 효성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서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성 측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베트남 공장 현지 법인에 공장 관리 및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1일 1회 정문서 발열 체크, 마스크 및 손소독제 제공을 비롯해 주 1회 이상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및 한국 출장 금지, 중국 및 한국으로부터 온 사람 방문도 금지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베트남 입국제한조치에 따라 베트남 출장이 제한된 상태"라며 "아직 현지 한국인에 대한 테러 및 차별 행위 등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