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대표, 출석 의무 없지만 공판준비기일에 마스크 쓴 채 출석조모 이사·김모 상무와 위계공무집행방해·보조금관리법 혐의 등 겹쳐
  •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지난해 4월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지난해 4월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임상개발팀장 직책을 맡고 있는 조모 이사와 김모 상무의 사건과 재판을 병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병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유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대표와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등 법인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코오롱티슈진 권모 전무(CFO)와 코오롱생명과학 양모 상무 사건의 3차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와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출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이날 이 대표는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코오롱생명과학 조모 이사와 김모 상무의 사건을 해당 재판과 병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법·약사법·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는데 일부 혐의가 조모 이사·김모 상무와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가) 자본시장법·약사법·보조금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는데 약사법과 보조금 위반은 다른 재판부에 기소돼 있는 피고인들에 대해 증인신문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모두) 같은 재판부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소송 경제 측면에서는 재판부의 의견에 따라야 하겠지만, 과도하게 병합되면 조모 이사 사건의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조모 이사와 김모 상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 인보사의 주성분이 '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세포)'인 것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조모 이사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8년 7월에 코오롱생명과학이 꾸며낸 자료로 정부의 글로벌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82억원의 국가보조금을 타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혐의들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와 겹친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코오롱티슈진의 '사기 상장'에 관여돼 있다는 검찰의 의심을 받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위해 인보사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했던 허위 자료를 사용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에 힘입어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3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모 이사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재판에서도 변호인 측이 이 대표의 사건을 병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 재판부가 바뀌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와 쟁점을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게 됐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열리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PPT를 통해 해당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날(11일) 재판부도 병합 여부에 대한 결정은 유보했다. 재판을 진행하면서 다른 사건도 병합할지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1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PPT를 통해 공소사실과 쟁점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인보사는 지난 2017년 7월 주성분이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로 표기된 채 식약처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