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주총회… '에이치엠엠 주식회사'로 사명 변경 현대와 선 긋고 글로벌 혼란 최소화2만4000TEU급 초대형 컨船 12척 순차적 인수
  •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현대상선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현대상선
    현대상선이 재도약을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섰다. 오랜동안 끌어온 사명을 변경하고 4월 디얼라이언스 해운동맹에 가입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통해 9년 연속 적자 구조에서 탈피할 모멘텀도 찾는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첫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늘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기존 '현대상선 주식회사'에서 '에이치엠엠 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사명의 영문 표기도 'HYUNDAI MERCHANT MARINE COMPANY LIMITED(약호 : HMM)'에서 'HMM Company Limited'로 변경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1983년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해오다가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된 이후 독자적인 브랜드 사용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지난해 5월부터는 국내에서는 '현대상선', 해외에서는 'HMM'로 사용해오던 기업이미지(CI)를 'HMM'로 통합해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현대상선'이라는 이름 자체의 브랜드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판단 하에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함이다.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재훈 사장은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과거 안 좋았던 기억을 버리고 새로운 구성원들을 맞는 의미에서 새로운 사명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명에서 '현대'를 제거하면서 현대그룹과 명확하게 선을 긋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현대상선은 2016년 현대그룹 계열에서 떨어져 나왔으나 사명과 로고를 예전 그대로 쓰면서 여전히 일각에서는 현대그룹 계열사로 여전히 인식되기도 했다. 

    HMM으로 사명을 통일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입지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부터 현대상선은 신규 제작한 컨테이너의 외관 로고를 'HMM'으로 달기 시작했으나 기존 컨테이너와 선박에는 그대로 'HYUNDAI'라는 로고를 부착해 시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면서 "국내외 사명을 한가지로 통일해 혼란을 줄이고, '현대' 색깔을 완전히 지우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 이후 수익성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배 사장은 올해 3분기를 영업이익 흑자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18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22분기만에 적자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흑자전환을 자신하는 이유는 해운동맹 합류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수 덕분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합류해 본격적으로 협력 운항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순차적으로 인수받는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 원가 경쟁력이 좋아지게 된다. 현대상선은 상대적으로 선대가 큰 해운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늘어나는 선복량 비중도 크다는 게 배 사장 설명이다. 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운동맹 효과가 조금씩 가시화되면 흑자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엔 근거가 있었다.  

    배 사장은 "새로운 동맹과 초기 시행착오를 겪는 등 연습 기간이 필요할 수 있어 3분기 흑자를 예고한 것"이라며 "시황의 갑작스러운 변동이 없다면 4분기도 당연히 흑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 5조5131억원, 영업손실 3040억원의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6% 늘어났고, 영업손실폭도 45.6%로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3525억원, 영업손실은 38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폭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