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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택배사 마다 주문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연일 1일 배송한도를 훨씬 초과하는 물량이 쏟아진다. 이런 가운데 택배노조가 태업에 나서 눈총을 사고 있다.
배송이 까다로운 식품류(스티로폼 상자)와 비규격 화물의 배송과 집하를 거절하고 있는 것이다. 인원만도 500여명으로 참여자가 몰린 영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배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체기사들은 늘어난 업무량에 기진맥진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지역별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이 추산하는 참여 인원은 400~500여 명이다. 창원·대구 등 영남권과 성남·이천 등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해당 물건을 트럭에 싣지 않고 터미널에 그대로 둔 채 나가버리는 방식이다.
방치된 화물은 자연스레 非노조 기사와 직영 인력 몫이다. 이들은 쌓인 화물 중 식품 등 긴급 배송 건부터 순차로 처리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늘어난 물량에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대형화주 대상의 선별적 배송거부도 진행 중이다. 월 단위 발송이 많은 특정 업체나 쇼핑몰 로고가 찍힌 상자를 두고 나가는 형태다. 편의점·반품택배 등 고객 발송 건을 수거하지 않는 집화거부도 이어지고 있다.
타깃은 택배회사지만 해당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된다.현재 전국 택배터미널은 명절 특수 배송기에 준하는 비상체제로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상품의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대부분의 노조원이 소속된 CJ대한통운은 지난주부터 하루 최대 900~950만 건의 택배가 입고 중이다. 지난 설 연휴 물동량보다도 많다. 일 최대 처리량 700만 상자를 훌쩍 넘는다.
현장 관계자는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지역 곳곳에서 배송, 수거거부가 일어나고 있어 비노조 기사와 소비자 불만이 심각하다”며 “운송비를 올려달라는 노조의 주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가뜩이나 심각한 현상황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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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영남지역에선 200여 명의 노조원이 ‘토요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대상 지역은 창원·대구·경주·김천이었다. 참여자들은 아예 출근을 하지 않거나, 출근을 하더라도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다.
역시 당일 파업자 물량은 다른 동료와 직영 기사들이 함께 처리했다. 일부 지역에선 업무 과부하가 발생해 토요일 물량을 다음날인 일요일, 다다음날인 월요일까지 배송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태업과 토요파업에 대해 입장을 묻자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번 상황과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며 취재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