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되지 않는 위기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위기감 고조세계 경제 연구기관·IB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대폭 하향 대외의존 높은 한국 직격탄…現 유일한 대책은 기준금리인하
  •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각 나라마다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고, 향후 전망도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경제 연구기관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0%로 낮췄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도 한 달 새 전망치를 2.3%에서 1.8%로 낮췄고,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3.0%에서 2.0%로 내렸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9일 발간한 '무역과 개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7%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2.5%를 밑돌면 경기 침체로 간주하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올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나온 전망치 중 상당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 이전에 나온 만큼 성장률 전망치는 앞으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2분기 경기까지 침체시킬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만큼의 충격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주요국들이 선제적으로 통화 및 재정 부양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국가간 봉쇄가 지속되고 나라 안에서도 인적 교류가 끊어져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대외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주력산업 1분기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공급망 붕괴로 생산중단을 겪어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며 석유화학과 철강 등은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개선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연초만 해도 한국은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과 교역의 회복세로 성장 전망에 희망을 가졌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로 비상이 걸렸다.

    결국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얼마나 빨리 통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외의존도가 높고, 외국인이 한국 자본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현시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아 사태 종식을 기다리는 방법이 최선이다.

    경제 위기의 유일한 물리적 해결방안은 기준금리 인하가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현지시각으로 15일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면서 한국은행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낮췄다.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바 있는 한국은행의 금리 조정 폭도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의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0%대는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공포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파격적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해결방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은 재정정책과 조화가 필요한데 코로나19 확산세가 꺽이고 다른나라 금리 조정이 결정된 시점에서 현재 통화정책 효과가 더욱 잘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조기 종료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최근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공조는 시장 불안심리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