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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농협중앙회 부회장(전무이사)에는 유찬형 농협자산관리 대표가 농협은행장에는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발탁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본사에서 인사추천위원회를 열고 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 5명에 대한 인사 추천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3일 범(汎) 농협 경영진 7명이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른 후속 인사다. 당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 박규희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사장, 김위상 농협대 총장이 사임했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유일하게 용퇴했다.
이에 따라 이성희 회장을 도와 농협의 교육지원사업과 경제사업 등 안살림을 책임지는 중앙회 부회장에는 유찬형 농협자산관리 대표가 결정됐다. 유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충남대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상호금융마케팅국장과 충남농협지역본부장,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에는 이재식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이 결정됐다. 이 대표는 1964년생으로 이번에 교체된 대표 중 가장 젊다. 소성모 현 농협상호금융 대표(1959년생)와 5살 차이로 파격인사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경북대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서 언론홍보국장과 회원종합지원부장, 비서실장, 준법감시인 등을 역임했다.
농업경제지주 대표이사에는 장철훈 농협경제 회원경제지원본부 상무가 발탁됐다. 1963년생인 장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농협하나로유통 고양유통센터 지사장, 농협경제 경제기획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을 맡았다.
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에는 김용식 농협케미컬 대표가 낙점됐다. 그는 1962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 농기계부품센터 소장과 농협경제지주 자재부장, 농협경제지주 사업지원본부-회원경제지원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들 4명의 임원과 계열사 대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6일 중앙회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대의원대회 이후 각 부문별 부서장급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는 이대훈 농협은행장 후임으로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 손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경남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스마트금융부장, 기획실장,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등을 맡았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농협은행장 최종 후보군을 추릴 계획인데 사실상 손 부사장이 내정된 셈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날 사외이사 선임과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절차도 논의한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금융 사외이사는 이준행·박해식·이기연이다.
농협은행은 후보 면접 등을 거쳐 오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은행장을 선임하고, 30일 결산 주총에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 지역안배 초점, 논공행상 배제-60년대생으로 물갈이
농협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출신지역을 안배한 탕평인사로 보고 있다.
유찬형 부회장(충남), 이재식 대표(경북), 장철훈 대표(전남), 김용식 위원장(충북), 손병환 행장(경남)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각 지역별로 골고루 포진됐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1960년대 생으로 물갈이 되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범 농협의 주요 대표들은 1950년대 후반 출생이 대부분인데 이번 인사교체로 1964년생 이재식 대표가 탄생했다.
현업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역량을 갖춘 인사를 발탁했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요인 중 하나다.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인사를 보면 현직을 떠난 전직 임원들을 대거 임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인사는 실력을 갖춘 현직임원을 승진시키면서 이성희 중앙회장이 정실인사를 배제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