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7월에 만나 위로했다" 조원태 "12월 10일, 16일 두차례 만났다"조현아측 3자연합 지분 '위태'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오른쪽).ⓒ각 사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오른쪽).ⓒ각 사

    한진칼 경영권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과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간의 경영권 참여 논란이 주목을 받고 있다. 허위공시 위반 여부에 따라 조현아 등 3자연합의 지분율(의결권 기준)이 줄 수 있어 향후 승패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17일 반도와 한진 등에 따르면 최근 조현아 등 3자연합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보장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양측의 경영권 참여 논란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한진그룹 명예회장 등을 비롯한 경영참여를 요구한 시점이다. 그 시점에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얼마나 보유했는지에 따라 허위공시 위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진 측에서는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권홍사 회장의 요청으로 조원태 회장이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에 만났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권홍사 회장이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추천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점에 반도건설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이미 6.28%였다는 것이다. 이는 12월6일 공시에 분명하게 나와 있다는 것이다. 반도건설이 한진칼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다고 공시한 것은 1월 10일이다. 보유지분도 6.28%에서 8.28%로 늘어났다.

    즉, 경영참여를 밝힌 공시 시점보다 조원태 회장에게 경영참여를 요구한 시점이 앞서기 때문에 허위공시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는 '5% 룰'에 따라 상장기업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할 경우에는 그 목적을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허위보고해 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을 위반했으므로, 2020년 1월 10일 기준으로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에 대해서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3자연합은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지난 3일 냈다고 5일 공시했다. 가처분 신청은 심리가 진행 중이며, 27일 한진칼 주총 전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반면 반도 측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해 조양호 회장 타계 이후 조원태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먼저 요구해 몇 차례 만났다는 것이다. 작년 7월경에 2~3차례 만났으며, 부친의 죽음으로 시름에 빠져 있는 조원태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었다는 것이다. 만남에서 조 회장이 먼저 도와달라는 여러가지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 기사에 악용, 권 회장은 배신감에 할말을 잃었다는 것이다.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 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 총수가 할일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당시 만났을 때 한진칼 보유 지분은 2~3%에 불과해 경영참여 요구 등은 상식적으로 말인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 회장의 경영참여 요구 시점과 그때 한진칼 지분을 얼마나 보유했는지에 대해서 법률대리인을 통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진 측 주장대로 허위 공시로, 주식처분명령이 내려지고 5%만 의결권 행사를 하게 되면 조현아 등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의결권 기준으로 31.98%에서 3.20%p가 내려간 28.78%가 된다. 조원태 회장 측도 카카오 이탈로 37.15%에서 36.15%로 낮아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이 1% 이하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카오는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포기할 것으로 전해져 한진칼 입장에서는 백기사로 분류되던 카카오 지분 약 1%를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언제 처음 만났냐? 누가 먼저 만나자고 제안했냐? 조원태 회장의 녹음 및 악의적 편집 여부 등을 놓고도 서로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