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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금융지주 주가가 평균 40%떨어진 가운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소각’ 검토 의지를 내비쳤다.
윤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말에 비해 주가가 반토막나서 민망스럽고 당혹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총에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로 주주들의 현장 참여가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금융지주‧은행주 주가는 지난 18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40%가 급락했다. 신한금융지주가 -43.7%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하나금융이 -42.5%, KB금융이 -39%, 우리금융이 -32.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 낙폭인 -27.6%를 훨씬 웃돈다.
윤 회장은 “코로나19가 급습해서 (주가에) 이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을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KB금융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있다”며 “저희가 이런 상황을 다 컨트롤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KB의 체질을 강하게 하는게 제 책무라 생각하며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날 윤 회장은 주주이익 증대방안으로 캄보디아 현지 1위 소액대출금융사(MDI)인 ‘프라삭’ 인수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을 통해 성장동력 확장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하락은 KB금융 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업이 동일하게 겪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보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KB가 조금 더 낫다”며 “여의치 않으면 환원하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소각도 상황을 봐가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12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배당성향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30%에 근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주당 배당금은 2210원으로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오른 26.0%를 기록했다.
이날 권선주 前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가 신임 사외이사로 승인됐는데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신임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오규택 사외이사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지난 2008년 KT에서 사외이사로 함께 일했고, 한국채권연구원 대표도 맡았는데 채권연구원은 다수의 KB금융 사외이사를 배출한 곳”이라며 “한국채권연구원 이사를 역임한 김명직씨와 신성환씨가 2014년 KB금융 사외이사로 취임했고, 그해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윤 회장을 선임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규택 사외이사가 윤 회장과 가까이서 일했고, 한국채권연구원 출신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임에 기여한 점을 감안할 때 (오규택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적인 역할을 해낼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나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류 위원장은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선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할 때 보다 더 적극적인 검증절차를 제도화하고 인선자문단에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장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미 주주제안 방식을 운영하고 있고 최명희 사외이사도 주주추천으로 선임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KB금융 사외이사 선임은 사외이사들끼리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편향적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3단계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다”며 “누군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주주나 서치펌(자문기관), 자문단 개개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KB금융 사외이사 프로세스는 지배구조연구원에서도 모범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