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실내… 어디에 앉아도 편안한 대형 SUV기름 많이 먹는 미국 차는 옛말
  •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
    잠잠하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지난해 큰 지각 변동이 일었다. 폭발적 성장에 주요 완성차 업체가 너도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17년 3만8598대에 불과했던 대형 SUV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만36005대 수준으로 커졌다.

    수입차는 특유의 럭셔리한 감성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에 가세했다. 올해 첫 포문을 연 것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다. 약 6년 동안 개발한 XT6를 들고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20일 서울 논현동에서 경기 가평군을 왕복하며 진행된 시승 행사를 통해 경험한 XT6는 ‘모든 공간이 편안한 SUV’였다.

    처음 접한 XT6는 위압감을 줬다. 미국 차 특유의 넉넉한 외관에다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돋보였다. 공기 흡입구에 붙어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주간 주행등은 ‘바다코끼리’ 같은 다부진 인상을 풍겼다. 

    전장(길이)은 5050㎜로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SUV인 GV80(4945㎜)보다 더 길다. 다만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92㎜가량 짧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안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바느질로 마감된 가죽과 나무 무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실내 중앙에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있다. 다만 다소 낮은 해상도와 무딘 터치 반응은 아쉬웠다. 화면 전환이 느리고 조작 편의성이 떨어졌다.

    독립 좌석을 단 뒷자리는 미니밴을 탄 듯 넓다 못해 광활하다. 3열의 경우 머리 위 공간이 945㎜에 달한다. 트렁크 용량은 최대 2229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성인이 똑바로 눕기 충분한 크기다.
  •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
    시동을 걸자 3.6 가솔린(휘발유) 자연흡기 엔진이 깨어났다.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7.5㎏·m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은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커다란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붙였다. 주행 성능은 무난했다.

    기름을 많이 먹진 않을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오며 상습 정체 구간을 지냈지만 계기판은 L당 10.1㎞의 연비를 나타냈다. 공인 복합연비인 8.3㎞/L를 웃돌았다. 체격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수준이다.

    비결은 ‘능동형 연료관리 시스템’이었다. 정속 주행이나 내리막길에서 6개의 엔진 실린더 중 2개를 비활성화해 연료 효율성을 끌어 올렸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는 엔진 회전수(rpm) 2000을 넘어서지 않는다. 변속기는 기어 단수가 높을수록 가속이 빠르고 연비는 좋은 장점이 있다.

    캐딜락은 경쟁에 한발 늦게 뛰어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XT6는 스포츠 한 가지 트림(세부 모델)로 8347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후방카메라로 뒤를 보여주는 룸미러, 시트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햅틱 시트, 차선 변경 경고 기능, 보스 오디오 등을 탑재했다. 모든 옵션(선택 사양)을 넣은 GV80과 비교해 700만원(3.5 가솔린 기준)가량 저렴하다.

    회사 측은 “미국 시장에서 풀 옵션으로 팔리는 것과 같다”며 “현지에서 사는 경우 약 9200만원으로 오히려 더 비싸다”고 강조했다.

    캐딜락은 올 한 해 XT6에 이어 중형 SUV인 XT5, 세단 CT5 및 CT4, XT4 등 총 5개의 신차를 내놓는다. 연 판매 목표는 2500대로 잡았다. 
  •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
    ▲ 캐딜락이 지난 16일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6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