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소액 주주 표심 잡기, 비난 수위 높여우호지분 확대 지속… 사실상 주총 이후 장기전 돌입기관 투자자·소액 주주 표심 잡기 위한 여론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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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모두 우호 지분 확대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주총 이후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는 27일 오전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과 사내·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지분 기준으로 조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와 델타항공의 지분 10.00% 등 총 37.50%를 확보했다.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0%)의 지분을 합해 31.98%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여론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2.9%)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서로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은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달 20일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을 '전교 꼴등하던 아들'에 비유하며 경영 실패를 강조한 데 이어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조 회장이 연루됐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최근에는 한진칼이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진그룹 역시 3자 연합의 공세에 강력히 대응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3자 연합이 제시한 이사 후보군의 이해 충돌 우려를 지적한 데 이어 리베이트 의혹에도 선을 그으며 명예훼손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작년 말 조 회장을 만나 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한 사실을 공개하며 반도건설의 지분 보유목적 허위 공시 의혹을 제기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16일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의혹과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양측은 여론전과 동시에 '포스트 주총'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진칼 경영권 다툼을 주도하는 조현아측 주주연합도 장기전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 KCGI 강성부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조 회장 측은 그룹 백기사인 델타항공이 기업결합신고 기준(15%) 직전인 14.9%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3자 연합은 KCGI(18.68%)와 반도건설(14.95%)이 번갈아 가며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 모으며 지난 17일 기준 40.12%를 확보했다. KCGI는 주식시장이 폭락 장세를 보인 지난주에도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더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