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라배마 공장 가동 미뤄져… 조지아 공장 역시 불투명지난해 69만대 만든 인도 공장 ‘셧다운’위기공감 노사, 특근 재개 등 신차 투입 속도
  • ▲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뉴데일리
    ▲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뉴데일리
    판매 회복이 기대됐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현지 공장이 잇달아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주요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국내 생산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에 나선다. 본원적 경쟁력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동조합(노조)은 주말 특근을 재개하는 등 손을 맞잡았다. 

    ◆ 코로나19에 가동 미뤄진 미국, 인도까지 덮쳐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북미판매법인(HMA)은 미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 중단을 이달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 북미판매법인은 앨라배마 공장 근무자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22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었다.

    회사 측은 “1주일간 생산량이 1만대 줄어들 것”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미 조지아 공장은 재가동이 더 불투명해졌다. 조지아 공장은 지난 19일부터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두 공장은 전 세계 현대·기아차 생산거점 중 올해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2개월 동안 앨라배마 공장이 5만4210대, 조지아 공장은 4만5000대를 만들어 내다 팔았다. 지난해엔 각각 33만5500대, 27만4000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체코 공장(현대차)과 슬로바키아(기아차) 공장의 경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유럽 시장 공략의 생산기지가 멈춰서면서 소형 해치백 i10과 i20, 씨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 등의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됐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해외 공장 가운데 최대 역량을 갖춘 인도 공장은 오는 3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지난 한 해 69만1460대를 만들어 판매했다.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BHMC)를 2만8870대 차이로 앞지르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근무자 안전 등을 위해 인도 공장의 일시적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 SUV인 셀토스를 만드는 이곳은 지난해 7월 본격 운영돼 6개월간 5만7719대를 생산했다.

    이 밖에 러시아와 터키, 브라질(현대차), 멕시코(기아차), 중국(현대·기아차) 공장은 아직 정상 가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 ⓒ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 ⓒ현대차그룹
    ◆ 믿을건 신차뿐… 생산 확대에 힘 합친 노사

    현대·기아차는 믿는 구석인 신차로 안방을 지키고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팰리세이드 등 SUV 라인업을 강화해 미국에서 판매가 회복되는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신형 투싼, 싼타페 부분 변경 등을 출시한다.

    특히 픽업트럭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싼타크루즈 투입까지 예정돼 있다. 싼타크루즈는 철저히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짐을 많이 싣고 넓은 미국 영토를 누빌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V80과 한 체급 아래인 GV70, 신형 G80 등을 잇달아 내놓는다.

    유렵에서는 신형 i20과 신형 투싼, 부분 변경을 거친 i30 및 코나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와 함께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SUV’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먼저 올 2분기(4~6월) 국내에 신형 카니발과 상품성을 개선한 스토닉,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차례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에는 신형 쏘렌토(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와 신형 카니발 등의 판매에 돌입한다.

    인도의 경우 콘셉트카 쏘넷을 기반으로 한 기아차의 현지 전략 소형 SUV가 전 세계 첫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례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사측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울산 및 충남 아산공장에서 한 달여 만에 특근을 재개했다. 노조 측은 신차들에 대한 대기 고객이 쌓이면서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고 소식지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이 밖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합의’를 하고 헌열과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 등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일 임직원에 보내는 글을 통해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서 노사가 함께 노력해주고 계신 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