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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로 발생한 ‘돈맥경화’를 뚫기 위해 금융시장에만 100조원+α를 푸는 대책을 내놓고 속도전에 열을 올리면서 금융사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에는 은행권이 6조7000억원을, 증권시장안정펀드에는 신한·KB금융·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각각 1조원씩 부담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전성 규제를 풀어줄 방침이지만 은행권은 뜨뜨미지근한 반응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시장안정펀드 기금 조성을 놓고 금융권이 다소 부담스러운 눈치다. 주식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라 주식 투자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를 고려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비율 완화 수준을 확대해 은행들의 걱정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기업대출 위험가중치와 관련해서 바젤Ⅲ 도입이 연말인데 이를 7월, 혹은 그보다 조기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젤Ⅲ는 은행의 신용위험 가중자산의 산출 방법을 바꾸는 게 핵심으로, 이를 적용시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간다. 즉 바젤Ⅲ 조기도입시 국내은행의 건전성 핵심 지표인 BIS비율이 하락하는 것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기준 변경으로 BIS 비율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잃어 금융 불안정을 유도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민간 은행의 증자를 지원 또는 유도해 대출 여력을 충분히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을 통한 정책적 지원에 인센티브가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판단했음에도 정책 지원은 재정보다는 은행을 이용해 기업, 자영업자, 개인 모두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정부 판단대로 현 상황이 심각하다면 은행의 취약한 자본 여력을 감안할 때 조기에 (자금이)소진될 뿐만 아니라 정부 요구대로 무차별적으로 지원하게 되면 부실이 증가해 은행이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의 은행에 대한 가격(금리) 개입을 최소화해 가격 기능과 신용평가 기능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계기업은 구조조정, 재정으로 지원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 기업은 은행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