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조 건국 이래 첫 정책, 소득 하위 70% 기준 두루뭉술예산 20% 지자체 부담 논란, 경기도 80만원만 지급한다서울시에 1조 육박 예산전가… 靑 "정책 혼선 동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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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국 이래 처음 실시하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기준과 예산확보에 차질을 빚으며 진통을 겪고 있다.소득 하위 70%라는 큰 틀만 정했을 뿐, 구체적으로 소득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부동산 등 자산까지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경계선도 정하지 않은채 무턱대고 발표부터 한 탓이다.여기에 지방자치단체에 필요재원 20%를 부담하라는 지침에 각 지자체는 "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필요재원 20% 지자체 부담 논란… 이재명 "납득 어렵다"이재명 경기지사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정청 합의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게 재난지원금을 선지급 하면 추경으로 보전해 주겠다며 재난지원을 독려했으면서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지방정부로 하여금 20%를 최종부담하라고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이 지사는 "최소한 보전약속은 못지킬지언정 지방정부의 선지출 재난기본소득을 정부지원금의 매칭으로는 인정해 줄 것"이라고 했다.이에 따라 경기도는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이 아닌 80만원만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가 발표한 예산 20% 부담을 기본소득으로 갈음하겠다는 생각이다.경기도가 자체로 시행하는 재난기본소득 1인당 10만원씩을 더하면 총 12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당초 경기도 지원 40만원과 정부지원 100만원을 합쳐 140만원을 기대했던 세대는 20만원을 덜 받게 되는 셈이다.이 같은 방식은 서울, 인천 등 주요 광역지자체에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을 안하는 그 외 광역 및 기초 지방정부의 경우는 정부지원금과 선별지원금 중 큰 금액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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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로 사정은 다르지만, 많게는 1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조달할 형편 넉넉한 지자체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서울시의 경우 432만 가구 중 70%에 해당하는 302만 가구에 20만원씩 지원할 경우 약 6000억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정부는 서울시의 경우 80%를 지원하기로 한 정부부담액을 차등지급하기로 하면서 실제 서울시 부담액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는 이미 재난긴급생활비 명목으로 117만 가구에 30~50만원을 지급하는 예산 3271억원을 책정하고 이미 신청자를 받고 있다.소득 하위 70% 기준 불명확… 기재부 "앞으로 마련할 것"9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원을 동원하는 정책이면서도 정확한 지급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부터 애매하다.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이날 아침 라디오에 출연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섣불리 말했다가는 (국민들에게)혼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구 차관은 "그런데 대강은 중위소득 150%하고 비슷하다"며 "시간이 많고 넉넉하다면 재산이나 금융소득 같은 항목도 넣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은 긴급성이란 요소도 있다"고 했다.부동산이나 고가 승용차 등 고가 자산가들에 대한 선별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기재부 관계자는 "소득 하위 70%라는 식의 전 국민을 하나의 기준으로 백분위를 매겨 지원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던 정책"이라며 "추경한 편성과 국회 심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지급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청와대 관계자도 "소득이 예를 들어 600만원이다, 700만원이다는 식의 70%가 소득이 어느 정도에 해당이 되는지는 면밀히 검토해야 될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민 70%에게 지급이 되는 것 그 자체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혼선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