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양상(주)한진 팔아 한진칼 지분 또 매입… '19.36%' 1대주주반도건설도 전사적 유동성 동원
  • ▲ 강성부 KCGI 대표.ⓒ뉴데일리
    ▲ 강성부 KCGI 대표.ⓒ뉴데일리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완패했던 주주연합이 지분 매입을 추가하면서 경영권 다툼 2라운드 준비에 돌입했다. 조원태 회장은 물론 주주연합도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지만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면서 반격할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KCGI는 한진칼 정기주총이 열린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한진칼 주식 총 36만5370주(0.6%)를 추가 매수했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9.36%가 됐다. 반도건설 16.90%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를 더하면 주주연합 지분율은 총 42.74%로 늘어났다. 여기에 한진칼 소액주주연대(1.5%)는 주총에서 주주연합을 지지했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은 기존 우호지분에 델타항공 14.90%를 더하면 총 42.05%로 추정된다. 국민연금(2.9%)은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특히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중 3.2%는 의결권이 제한됐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재가 풀리는 6개월 뒤인 9월 말 이후가 주주연합의 반격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그 전에라도 지분경쟁에서 앞선다고 판단이 설 경우에는 언제든 임시주총 제안을 통해 이사 해임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정기주총까지 더 길게 보고 장기전에 임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양측 모두 자금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KCGI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주)한진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KCGI 투자목적회사 가운데 타모마앤코홀딩스의 한진칼 지분 취득금액 114억원과 (주)한진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금액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만큼 KCGI도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한진을 처분하면서까지 한진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건설 역시 전사적으로 유동성을 끌어모아 한진칼 지분을 계속해서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가 날 때까지 극한으로 치닫는 치킨게임 양상인 셈이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한 목표치를 확인해 줄 수는 없다”며 “정기주총 이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주총 제안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이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조원태 회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사실상 휴업상태로 들어가면서 대한항공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당장 1분기 손실액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도 개선의 조짐이 아직 없기에 당장 급한 불끄기도 어려운 처지다. 추가적인 지분을 매입하거나 우군을 더 확보하지 못하면 파상공세로 밀어 붙이는 주주연합의 공세를 버텨내기 쉽지 않다.

    이에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진그룹 전 임직원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며 “항공 산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한항공은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추가 자본 확충 등 뼈를 깎는 자구책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조 회장은 주주연합과 코로나19라는 두 적수를 상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최대한 빨리 유휴자산을 매각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치킨게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