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세단과 비교 불필요… 충분한 경쟁력 발현최적화된 첨단 장치, 가장 편안하고 안전출시 한 달도 안돼 연 판매목표 목전
  •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소문난 잔치’ 다웠다. 7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만큼 깜짝 놀랄 것이 가득했다. 더 이상 독일 고급 세단 대체재가 아니었다. 제네시스라는 단어 자체로 경쟁력이 됐다. 지난달 30일 시장에 나온 신형 G80 얘기다.

    신형 G80은 제네시스의 원조로 꼽힌다. 2008년 처음으로 제네시스 이름을 달고 시대를 연 주역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형 G80을 타고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 용인시까지 80㎞ 구간을 오갔다.

    신형 G80은 멀리서 보는 첫인상부터 압도적이었다. 매끈한 쿠페형 외부 디자인은 강렬하고 섬세하다.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꼼꼼하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게 느껴졌다. 방패 모양을 본뜬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네 개의 램프로 이뤄진 ‘쿼드 램프’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 문을 열자 또 한 번 감탄했다. 실내 공간이 고급스런 분위기를 내뿜었다. 가로로 넓은 형태에 조작 버튼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간결한 형식과 여백의 미가 도드라진다. 장인의 손으로 직접 빚은 도자기를 떠올리게 하는 콘셉트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소재와 천연 가죽 등이 돋보였다. 마감도 더욱 꼼꼼해졌다.

    ‘독일 세단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를 고민했던 시기는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G80은 그 자체만으로 고급 세단 시장에서 파괴력을 갖기 충분했다. 정체성을 잘 담아냈다. 전용 서비스와 빠른 수리 및 정비 기간 등은 이제 덤이다. 
  •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자 믿음에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솔린(휘발유) 3.5 터보 엔진이 전장(길이) 4,995㎜, 전폭(너비) 1,925㎜, 전고(높이) 1,465㎜의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붙였다. 최고 출력 380마력과 최대 토크 54.0㎏·m의 힘 덕분이다.

    승차감은 무겁고 단단하며 동시에 편안했다. 과거 물컹한 데다 출렁거리는 에쿠스 같은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수입차가 지닌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더니 제네시스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냈다.

    신형 G80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도로에 최적화된 첨단 장치다. 신형 G80은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한 위험까지 막아준다. 자칫 코너를 돌 때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 스스로 감속했다. 

    뿐만 아니라 시속 60㎞ 이상 달릴 땐 방향지시등만 켜주면 알아서 차선을 변경했다. 충돌위험이 있는 경우 기존 차로로 돌아왔다. 주의해야 할 일이 크게 줄었다.

    이 밖에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하차 보조 기능 등이 빈틈없이 지켜준다.

    기존보다 전폭(너비)은 35㎜ 넓혔고 전고(높이)는 15㎜ 낮춰 쿠페형으로 나왔지만 머리 위 공간은 충분했다. 좌석 높이를 낮춘 덕분이다. 기존보다 오히려 4㎜(파노라마 선루프 적용 시) 확대됐다.

    엔진에는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해 이를 상쇄시키는 ‘회전식 진동 흡수 장치’를 장착했다. 그만큼 소음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실제 시속 100㎞를 넘어서도 소음이나 흔들림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현대차그룹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몸집이 크고 몸무게가 무거워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버거웠다. 공차중량은 1965㎏에 달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시프트 업 다운에서 범위가 좁고 반응이 더뎠다. 보호로직이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터보 엔진은 고속 주행 뒤 열을 식히기 위해 큰 소음을 냈다. 

    신형 G80은 출시 하루 만에 2만2000대의 주문이 몰렸다. 지난해 판매 실적인 2만2284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판매 가격은 5907만원(3.5 가솔린 터보 기준)부터다.

    회사 측은 올 한 해 신형 G80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에 이어 GV70 등을 내놓고 ‘신차 사이클’에 진입한다. 신형 G80의 연간 판매목표는 3만3000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