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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로 인한 글로벌 셧다운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 다시 한번 신뢰를 심어줬단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잇달아 주식을 매입하며 보여준 책임경영 의지와 최근 출시된 신차들의 흥행 조짐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9만71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저점을 보였던 지난달 19일엔 6만5900원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20일만에 약 150%가 오른 것이다.
주가 회복의 동력은 책임경영과 신차효과 등 두가지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코로나발 주가 급락이 본격화한 이후 책임경영 차원에서 그룹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9일부터 5거래일간 정 부회장이 산 현대차 주식은 405억7000만원으로 총 58만1333주에 달했다. 이 외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주식도 411억원치(30만3759주)를 장내 매수했다.
5일간 잇달아 주식을 매입하며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2.02%로 0.21%P 확대됐다. 그동안 지분이 없었던 현대모비스는 0.32%로 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책임경영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주식 매입으로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자 주가는 바로 반응했다.
특히 지난달 23일 정 부회장의 대규모 매입 이후 24, 25일 이틀간 8.56%, 12.97%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25일 종가는 8만4500원까지 회복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며, 어느새 현대차 주가는 1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저가 매수로 지분을 늘리는 이득을 본 동시에 경영자로선 시장에 신뢰를 주는 일거양득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 G80, 현대차 아반떼 등 신차효과 또한 주가 회복을 견인한 또 다른 요인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30일 3세대 G80을 출시했다. 더 올 뉴 G80은 출시 첫날 2만2000대 계약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연간 판매목표 3만3000대의 66%를 달성했다.
아반떼 인기 또한 심상찮다. 지난 7일 정식 출시날 밝힌 올 뉴 아반떼의 사전계약대수는 1만6849대를 기록했다. 3월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영업일 기준 9일간 하루 평균 1870대가 계약된 것이다.
현대차 전체로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19가 해외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글로벌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당초 10일까지 예정했던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 중단 조치를 내달 1일까지 연장한다. 지난달 23일 멈춘 브라질 공장 또한 이날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이달 24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글로벌 셧다운이란 악재 속에서도 책임경영과 신차효과 등이 맞물려 현대차가 꾸준하게 주가 회복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내수 판매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네시스 G80와 함께 4월 아반떼, 투싼 등 신차 모멘텀으로 매출 부진을 상쇄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