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어와 4418억원 규모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정의약서 계약국내 제약·바이오 20여 개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정부, 적극 지원
  •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기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치료후보물질의 글로벌 생산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동참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9일 미국 비어사와 3억 6224만 달러(약 4418억 2901만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정의약서(Binding LOI)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6년 상장한 이후 단일공시 기준으로 최대 계약금액이다. 해당 금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액(7015억 9186만원)의 62.98% 규모다.

    비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감염성 질환 예방·치료제 개발 전문 생명과학기업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부터 완치된 사람의 항체를 분리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단일 클론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비어는 이미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단일 클론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항체를 토대로 에볼라 치료제, B형 간염 치료제, 코로나19 치료제 등 총 30여 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에 생산 계약을 맺은 비어의 후보 물질 COVID-19 중화항체(SARS-CoV-2 mAb)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데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치료제 글로벌 생산에 나서면서 코로나19 사태 극복 움직임에 합류하게 됐다.

    그간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상업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1차 후보 항체군 선정을 완료하고 2차 후보군 선별 작업 중이다. 오는 7월 인체 임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 'GC5131A'의 상용화가 올해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보다 개발 속도가 빠른 이유는 GC5131A가 이미 상용화된 고면역글로불린들과 작용 기전·생산 방법이 같아 신약개발과 달리 개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은 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0여 개사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정부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 파스퇴르연구소에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만큼은 끝을 보라"며 "시장에서 경제성이나 상업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충분한 양을 구매해 비축함으로써 개발에 들인 노력이나 비용에 대해 100%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많은 동반효과를 낳아서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 수준 전체를 크게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번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글로벌 생산이라는 형태로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힘을 보태게 됐다.

    비어의 코로나19 치료후보물질이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승인된 것도 개발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패스트 트랙이란 신약을 짧은 기간에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도이다. 심각한 질환(Serious Disease)이나 미충족 의료(Unmetmedical need)가 높은 질환에 대한 약물의 개발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도입됐다.

    비어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바로 대량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내년 3공장에서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글로벌 최첨단 생산시설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전 세계 환자들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