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얼라이언스 4월~6월 감축북유럽 항로 통합… 투입선박 미정3분기 턴어라운드도 '신기루'
-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와 함께 재도약을 꿈꾸던 HMM(옛 현대상선)에 물동량 악재가 지속되면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물동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를 비롯해 2M과 오션얼라이언스 등 세계 3대 해운동맹이 모두 컨테이너선 운항을 축소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도 해운동맹 효과를 단기간에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에 따라 동서 기간항로에서 선복 공급을 줄인다고 밝혔다. 앞서 4월 발표한 감축 계획을 6월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북유럽 항로에서는 5월 둘째주부터 6월 넷째주까지 한달 이상 FE2와 FE4를 통합해 운영한다. 복합 서비스는 FE2로 명명되며 4개 노선 체제로 변경된다. FE2의 기항지는 부산-상하이-닝보-옌톈-싱가포르-북유럽항(조정중)-싱가포르-부산 순이다.
디 얼라이언스 측은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급망을 계속 움직이기 위한 대체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약속한다"면서 "해당 서비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정상 운용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HMM은 이달부터 디얼라이언스에서 정회원 자격으로 활동을 시작한 만큼,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HMM을 비롯해 하팍로이드, ONE, 양밍 등이 포함된 해운동맹으로 전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MM은 해운동맹 합류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함은 물론,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디 얼라이언스의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해 주도적인 시장 상황 대응이 가능해졌다.
다만, 물동량 감소로 인한 노선 축소로 HMM이 해운동맹 효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HMM은 이달 말부터 오는 9월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선박 12척을 구주항로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새롭게 개편된 아시아-북유럽 노선 FE2와 FE4에는 가장 최근에 건조된 2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을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디 얼라이언스 측은 서비스 감축으로 통합된 북유럽 노선에 어떤 배를 투입시킬지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HMM 관계자는 "HMM 배는 FE4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아시아 북유럽 노선이 합쳐지면서 디얼라이언스 측이 어떤 배를 투입시킬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HMM은 현대상선에서 사명을 HMM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말까지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해운업계 전망은 밝지 않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선사들의 순수입이 6~10%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디얼라이언스 외 다른 해운동맹도 노선 운영을 축소하고 있다. 2M은 아시아-북유럽(AE2) 노선과 아시아-지중해(AE2) 노선에서 서비스를 줄이면서 전체 서비스 가운데 20% 가까이 운영을 중단했다. 오션얼라이언스 역시 아시아~북유럽과 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예정된 항해 중 5%를 축소했다.
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는 이달 운항을 하지 못하는 컨테이너선 규모가 3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컨테이너선대의 수송능력을 기준으로 볼 때 9~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내 산업활동 정상화로 중국발 물동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물동량이 감소한 것이 문제"라면서 "화주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해운 업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