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기반 해임동의서 발의안 준비시공사 협상기회 열어놔…르엘 적용·주차규모 확대 요구
  • ▲ ⓒ 흑석9구역 바로서기 모임
    ▲ ⓒ 흑석9구역 바로서기 모임
    재정비 촉진계획변경안을 놓고 갈등을 빚던 흑석9구역 일부 조합원들이 결국 조합장 해임에 나섰다. 롯데건설과는 협상을 진행한 뒤 시공사 교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인 '흑석9구역 바로서기모임'은 조합임원 해임 총회 개최를 위한 발의서를 준비중이다. 

    해임 대상은 조합장 1명과 상근이사 전체, 일부 감사, 비상근 이사 등이다. 해임 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전체 조합원 689명 가운데 345명 이상 참석시 총회가 성사되고, 그 가운데 50%인 173명이 찬성시 해임안을 가결시킬 수 있다.

    흑석9구역 바로서기모임 관계자는 "변호사에 자문을 받아 해임 총회 발의서를 검토 중"이라며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점이 확인되는 즉시 조합원들에게 발의서를 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비대위는 총회 개최 일정을 잠정 조율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합장 및 시공사 교체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부터 추진키로 했다. 

    만약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이 제시하는 안건을 수용해 줄 수 있다는 안건을 받아들이면 시공사 교체 카드는 꺼내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흑석9구역 바로서기모임이 조합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참여한 조합원 454명 가운데 330명이 롯데건설이 제시한 재정비 촉진계획변경안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롯데건설은 시공사 선정 당시 28층 11개동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에 공공성 강화, 특화설계 최소화를 강조하면서 28층 최고층수 설계가 불가능해졌다. 

    롯데건설은 조합에 25층 16개동을 짓는 내용을 전달하고 촉진계획변경을 추진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반대하며 시공사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다. 게다가 조합장이 무리하게 촉진계획변경안을 추진한 탓에 내홍까지 불거졌다.

    기존 집행부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326명이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316명이 집행부 해임에 찬성했다.


  • ▲ ⓒ 흑석9구역 바로서기 모임.
    ▲ ⓒ 흑석9구역 바로서기 모임.
    반면 시공사 교체에 있어서는 협상 기회를 열어뒀다. 

    454명중 59.7%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 적용을 원했고, 주차장 추가 확보에 대한 요구(41.9%)도 상당했다. 롯데가 제시하는 25층 16개동안이 아닌 새 설계변경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흑석9구역의 단지명은 '시그니처 캐슬'이다. 지난 2018년 시공사 선정 당시 제안한 이름으로 타 구역과 구별되는 고유 차별성을 강조해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건설이 '르엘'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조합은 롯데건설이 최초 제시한 28층 11개동 설계안 무산에 따른 보상으로 르엘 브랜드 적용을 요청했으나 롯데건설은 정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반분양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어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가구당 부족한 주차대수 문제도 있다. 새 아파트 주차 가능 규모를 가구당 주차대수(임대가구 포함)가 1.06에 불과하다. 

    부분임대 가구까지 포함되면서 입주가구 숫자가 1538명에서 1821명으로 늘었고, 가구당 주차 가능 규모 역시 1.31대에서 1.06대로 줄어들게 된다. 부족한 가구당 주차 규모에 조합원들이 불만을 갖는 셈이다.

    비대위는 이를 바탕으로 롯데건설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원들 상당수가 르엘 브랜드 적용, 주차대수 확보만 보장되면 시공사 교체없이 롯데건설과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며 "롯데건설의 태도가 향후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