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1년새 3.3兆 지원"딜 깨질라" 전전긍긍완전자본잠식… 月 고정비용만 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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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신세가 참 딱하다. 최악의 업황속에 적자 수렁텅이에 빠진 지 한참이다.
    M&A 조건부로 지원받은 1조6000억으로 1년도 못버텼다.

    자본잠식에 이어 부채비율은 어느새 1400%에 달한다. 리스비와 인건비 등 매달 고정비용만 3000억이 넘는데 여객수입은 10분1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다시 정부에 손을 벌렸다. 자칫 M&A가 깨질까 우려하는 산은 등으로부터 또다시 1.7조에 달하는 마이너스통장을 지원받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사항으로, 1조7000억원의 지원을 받게 되면 향후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자금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데 있다. 인수 딜레마에 빠진 HDC가 결단을 내리더라도 경영정상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

    아시아나 안팎에서는 이번 지원으로 올해까지 유동성 측면에서는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추가 지원 얘기가 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만기 차입금 규모는 2조5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제선 90%가 멈춘 상태에서 상환이나 연장 어느것도 쉽지 않다.

    전 직원이 15일 이상 무급 휴직에 들어가고 임원들은 급여의 60%를 반납하면서 강도 높은 비용절감과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매월 평균 2500억~3000억원의 고정비용이 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DC 역시 인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으로 2조5000억원을 써냈지만, 지난 7일로 예정됐던 자금납입일을 연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HDC가 급격하게 악화된 시장상황을 보면서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에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이질 않는다. 여기서 HDC가 딜을 포기하면 산업은행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지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논리다.

    결국 급할 것이 없는 HDC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아시아나항공이 먼저 유동성 지원을 받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럼에도 표면적으로 HDC는 남아있는 러시아 기업결합 심사 승인만 이뤄지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딜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