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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저유가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기대감과 더불어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반등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주의 선행지표격인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달 18일 361.22달러였던 지난 17일 753.89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테슬라도 지난 20일 686.72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2일 6.61% 급등하며 다시 732선에 진입했다. 이달 초보다 102%이상 증가한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한 8만8400대를 판매했다.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7만8000대 대비 13%가량 높다. 지난 3월 테슬라 중국 출고가 1만160대로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테슬라 효과로 국내 증시의 2차전지 대장주들도 덩달아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주가에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를 띠고 있다.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했던 지난달 19일 삼성SDI 주가는 18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이후 회복세를 거쳐 지난 22일 2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여 만에 58%넘게 급등했다. LG화학도 지난달 19일 23만원이던 주가가 지난 22일 35만5000원까지 회복했다. 증가율은 54%가 넘는다.
여타 2차전지 관련주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센트랄모텍은 지난 19일 1만8400원에서 지난 22일 3만300원으로 64.7% 올랐다. 같은 기간 기준 일진머티리얼즈 2만2550원에서 80.2% 오른 4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케미칼 3만3100원에서 60.7% 오른 5만3200원, 솔브레인 5만1300원에서 44.8% 오른 7만4300원, 에코프로비엠 5만4300원에서 36.5% 오른 7만4100원으로 회복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주가 큰 폭으로 반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며 "특히 유가 급락에도 투자심리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2차전지 섹터의 반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시장 내 판매가 증가하는 등 수요가 견조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 테슬라 판매량은 3월 1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테슬라 중국 기가팩토리 연간 생산캐파 15만대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풀가동 상태다.
김대준 연구원은 "테슬라가 연초 급등세를 재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중국 내 판매 호조를 들 수 있는데, 앞으로 중국 경제가 정상화된다면 전기차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로써 후방산업인 2차 전지 산업도 충분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3월 순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 실적도 오히려 2월보다 늘어났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순수 전기차(BEV)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9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달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둔화하겠지만 내연기관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영국·독일·프랑스 위주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1~2%에서 4~7%로 올라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며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2차전지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지원 기대감도 향후 2차전지 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요소다. 더불어민주당은 '탄소제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차와 전후방 연계산업 육성도 공약에 포함됐다.
김대준 연구원은 "정책 지원이 기대되는데 여당의 총선 승리가 크게 반영돼 있다"면서 "의회 과반을 가진 여당이 미래차 후방에 있는 2차 전지 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