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재무 결산 자료 공개충당 부채 9조6000억원, 전체 중 86.0%
  • ▲ 건강보험공단 로고(CI)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 건강보험공단 로고(CI)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건강보험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위한 조치로 미리 계획한 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한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2019년 재무 결산’ 자료에 따르면 부채는 11조95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은 29조663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채 비율은 지난해 59.7%로 2018년(47.6%) 대비 12.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쌓인 건보공단의 부채는 모두 보험급여 미지급금과 충당 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당 부채는 9조6000억원으로 전체 중 86.0%에 달했다. 

    충당 부채는 현금이 나가지 않았지만 앞으로 지출될 금액을 반영한 부채다. 건보공단은 재정지출 원인(진료)이 생겼으나 연말까지 현금 지급이 안 된 경우 보험급여비를 추정해 결산 회계 재무 계산 자료에 부채로 기록한다.

    이자 지급 등 재정 부담이 있는 금융부채는 없었다.

    건보공단은 부채 비율이 증가한 원인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급속한 고령화 등을 꼽았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5개년 계획에 따라 쌓아놓은 누적 적립금을 사용했고, 그 금액만큼 보장성이 확대돼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건보공단은 보장성 확대를 위해 2018년 본인 부담 상한제 개선(소득 하위 50% 연간 40~50만원 경감),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간호·간병서비스) 해소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초음파, 추나요법 등 의학적 필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환자 본인 부담률은 2016년 37.4%에서 2017년 37.3%, 2018년 36.2% 등으로 줄었다. 건강보험 보장 비율은 2016년 62.6%에서 2017년 62.7%, 2018년 63.8% 등으로 개선됐다.

    건보공단은 특히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에서 한국의 방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둔 데에는 공격적인 진단과 치료를 뒷받침한 건강보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자체 추산 결과 중장기적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지면서 부채비율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9~2023년 중장기 재무 관리계획’ 자료를 보면 건보공단의 자산은 지난해 30조9000억원에서 2023년 29조3000억원으로 감소한다. 현금과 금융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부채는 지난해 13조2000억원에서 2023년 16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 부채 비율은 2020년 91.9%로, 2021년에는 102%로 뛴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19.9%, 132.9%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이 같은 부채비율 증가가 어디까지나 ‘계획된 범위 내의 변동’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부채는 현금 흐름으로 볼 때 실제 지출과 무관한 충당부채가 대부분이므로 재무 위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측은 “불법 사무장병원 근절, 요양기관 부당청구 사후관리 강화 등 지출 효율화와 보험료 부과기반 확대 등을 통해 2023년 이후에도 10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라며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