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실시… 650여명 회사 떠나20년 안팎 숙련공 대부분… 경쟁력 상실 우려경영개선 계획 따라 2차 구조조정도 불가피
  • ▲ ⓒ두산그룹
    ▲ ⓒ두산그룹

    두산중공업이 2차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차를 통해 650여명에 가까운 인력을 내보내면서 숙련된 기술자가 대거 빠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차 명예 퇴직자만으로는 조직 슬림화 목표에 부족해 다시 한번 인력 감축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향후 경쟁력을 생각할 땐 이마저도 쉽지 않다. 두산중공업이 2차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진 이유다.

    6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만 45세 이상 26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 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650명에 달하는 인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 퇴직자 650명 대부분은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몸을 담은 숙련된 기술자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떠나간 빈자리는 자연스레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두산중공업의 임직원 수는 총 6721명이다. 전체 인원의 10%가 올해 1분기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셈이다. 만 4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약 25%에 달한다. 

    벌써부터 회사 안팎에선 정상화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담수, 발전, 원자력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에선 숙련된 직원들의 활약이 두드러기에, 이 상태로라면 업황이 회복된 뒤에도 인력이 부족해 경쟁력을 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두산중공업이 다시 한번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단 점이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선 인력 감축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27일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1조원의 자금 지원을 받는 대가에 따른 것이다.

    두산그룹은 이날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엄격한 수준으로 개선하고 이를 발판으로 두산중공업 경영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자산 매각 뿐만 아니라 2차 희망퇴직과 순환휴직 확대, 직원 급여반납 등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아직 2차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역시 숙련도가 높은 직원들이 대거 퇴사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사내에서 여러 설이 나돌고 있지만 인력 감축과 관련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