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승객 41%↓2000억~3000억 적자… LCC도 회사별 수백억씩 손실"회복까지 2~3년… 진짜 위기는 2분기"
  • ▲ 멈춰진 항공기들 ⓒ 연합뉴스
    ▲ 멈춰진 항공기들 ⓒ 연합뉴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항공업계가 망연자실하고 있다.

    회사별 분기 적자만 수백억에서 수천억으로 전체 1조에 육박한다. 본격적인 코로나 쇼크가 닥치는 2분기는 전망 조차 불투명하다.

    업황 회복까진 최소 2~3년이 소요될 전망으로 앞날이 깜깜하다.

    업계는 조만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필두로 대부분 15일까지 실적을 공시한다.

    "내놓기가 부끄럽다"는 실토 처럼 대다수는 공시 마감 직전인 다음 주에 마지못해 발표한다.

    1분기는 예상대로 보릿고개 시작이었다. 1월 초 일본, 중국 등 단거리 국제선이 막히기 시작하다 3월부터는 모든 노선이 멈춘 '셧다운'이 현실화됐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유·무급휴직을 도입하고  구조조정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업계는 대한항공의 경우 1분기 2000억원 대의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1년 7개월 만의 적자로, 3조원 대였던 매출도 20~30%가량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의 손실 규모는 최대 3000억원 대로 역대급이다. 지난해 총 적자 36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한창 M&A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LCC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 상위 회사는 최대 600억 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도 비슷하다.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비상장사는 실적을 공시하지 않지만 더 나쁜 지경이다.

  • ▲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이 같은 어려움은 각사 1분기 여객 실적에도 나타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298만명을 해외로 수송했다. 지난해 1분기 506만명과 비교해 41% 떨어진 규모다. 공급석 대비 탑승률은 69%에 그쳤다.

    아시아나는 올 1분기 197만명을 태웠다. 지난해 같은기간 339만명과 비교해 약 41% 감소했다. 탑승률은 68%에 그쳤다. 겨울방학이 끼어있는 1분기는 매년 9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하는 성수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3월 집계다. 두 회사는 셧다운이 본격화된 3월부터 총 공급석을 평소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213만석에서 올해 46만석으로, 아시아나는 135만석에서 31만석으로 축소했다. 줄인 좌석의 탑승률도 양사 모두 40% 대에 그쳤다.

    LCC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승객 219만명이었다. 올 1분기엔 110만명을 날라 전년과 비교해 49% 줄었다. 진에어는 156만명에서 65만명으로 58%, 티웨이도 132만명에서 68만명으로 감소했다. LCC사의 1분기 평균 탑승률은 60%대다.

    항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등 글로벌 항공시장에서는 완벽한 수요 회복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세계 항공시장 전반이 올 3분기 중 70~80%, 4분기 중 90%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종식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펜데믹이 유럽을 넘어 남미까지 이어져 지난달부턴 내년까지도 여파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항공사 1분기 실적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3월로, 2분기에는 그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회복 이후에도 집단여행 공포 등 여행객 심리 변화로 시장 트랜드 자체가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