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강국' 주도적 역할울산 아라미드공장 생산라인 증설… 612억 투자최대 액화수소 공장 건립… 탄소섬유에 1조 투자
  • ▲ 효성이 개발한 탄소섬유(왼쪽)와 아라미드(오른쪽).ⓒ효성
    ▲ 효성이 개발한 탄소섬유(왼쪽)와 아라미드(오른쪽).ⓒ효성
    효성그룹이 신소재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하면서 미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총 1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울산 아라미드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에도 '소재강국' 건설을 위해 최전선에서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전날 공시를 통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612억8093만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15.12% 규모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한 강도와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성이 특징인 신소재로 방탄복, 방탄헬멧, 방탄차량, 호스 등에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5세대(5G) 통신망용 광케이블로 아라미드가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글로벌 시장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측은 공시를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 등 통신용 광케이블 보강재 및 자동차용 냉각 호스, 산업용 벨트 등 아라미드 보강재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증설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아라미드는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 국내 아라미드 시장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7%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1월 32만5000톤이었던 국내 아라미드 수출량은 2019년 7월 기준으로 51만2000톤으로 증가했다.

    현재 효성첨단소재는 울산에 연 1200톤의 아라미드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증설을 마치면 생산량이 연 3700톤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첨단소재, 휴비스 등이 아라미드를 생산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소 사업은 효성그룹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수소경제 전반에서 효성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효성은 지난달 독일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 린데그룹과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양측은 우선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산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위해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효성은 지난해 8월 전북 전주에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전주 탄소섬유 공장 1차 증설을 마치고 연산 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가동에 들어갔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다. 효성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고, 까다로운 테스트와 긴 검증기간 등으로 신규 고객 확대가 어려운 탄소섬유 시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같은 신소재 사업에서의 성과는 원천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한 조현준 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 철학 덕분이다. 조 회장은 그동안 100년 기업 효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기술이 자부심인 회사로 만들겠다"며 "기술경쟁력이 우리의 성공 DNA로 면면히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기술력, 공급 능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섬유를 비롯해 효성이 확보하고 있는 원천 기술력을 기반으로 회사의 신성장동력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이외에도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 사업도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NF3도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NF3는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LCD, 태양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의 세척에 쓰이는 기체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이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는 물론 그 생산공정까지도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에 있었다"며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케톤 등 여러 신소재 분야에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