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대표 전격 교체… 30년 경력 아시아나 맨 영입전략 재무 영업 두루 거친 항공전문가업황 최악, 이스타 M&A 등 난제 풀어야
  • ▲ 김이배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애경그룹
    ▲ 김이배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애경그룹

    애경그룹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제주항공을 구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특급 용병을 구원투수로 투입시켰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M&A가 진행 중이고, 사상 유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수장을 바꾸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13일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김이배 전무가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된 것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제주항공 조차도 그룹 차원의 갑작스러운 인사에 의아스럽다는 분위기다. 인사 시즌이 아닌데 갑자기 대표이사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 내부에서는 제주항공이 정말 좋은 인재를 데려갔다며 부러워하고 있다. 

    6월1일자로 제주항공을 이끌어 가게 될 김이배 신임 대표는 1965년생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공채 멤버다. 30년간 아시아나항공에서 미주지역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항공전문가이다.

    영업과 재무에도 식견을 갖추고 있으며, 주특기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제출기한을 넘겨 공시한 감사보고서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주식거래가 이틀간 정지됐고, 재감사를 받으면서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당시 전략기획본부 내에 CFO를 감독하고 있던 책임을 이유로 김이배 전무가 사임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정말 유능하고 훌륭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아쉬워 한다. 차기 사장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고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항공업계에서 톱 커리어를 갖춘 인재를 영입한 것”이라며 “감사보고서 사태로 아시아나를 떠났지만 평판도 좋고 일도 잘하시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애경그룹은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포스트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사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아시아나 출신의 김이배씨를 제주항공 대표이사로 깜짝 발탁했으며, 현 제주항공 대표이사인 이석주 사장을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이는 그룹과 제주항공 간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즉, 코로나19로 인한 전례없는 위기를 극복할 특급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플랜을 다시 짜고, 영업과 재무 등을 내실있게 잡아가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이배 대표는 늦어지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도 다시 들여다보면서 빨리 딜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원점에서 재검토해 포기할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