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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 규제와 코로나19(우한폐렴) 등의 영향으로 초고가 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는 하반기부터는 초고가 아파트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18일 서울 동부지법1계에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194㎡(이하 전용면적)의 세번째 경매가 진행된다.
최초 감정가 36억3000만원에서 두차례 유찰돼 최저 경매가가 23억2320만원(64%)로 떨어졌다. 한 저축은행이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의경매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에 걸린 채권액만 8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강북의 대표 초고가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가 경매에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2011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2014년 12월에 경매 물건이 나온 후 4년 만인 2018년 12월 경매 진행된 후 1년 4개월만에 또다시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다음 기일에서도 낙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아파트에는 선순위 채권으로 21억원의 전세권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저가인 23억원에 낙찰받는다 하더라도 21억원의 전세금을 낙찰자가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44억원에 이 아파트를 매입하는 셈이다.
이처럼 초고가 아파트 경매 물건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전면 금지돼 있는데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다음달 17일 서울 중앙지법10계에서 경매 진행되는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2단지' 193㎡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역시 한때 전국 최고가 아파트에 이름을 올리며 연예인과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책정된 최초 감정가는 45억7000만원이었지만 이미 두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29억248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 역시 등기부 상에는 35억원에 달하는 전세권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두차례 추가로 유찰될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초고가 아파트 물건이 경매시장에 다시 나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변수 등으로 올 하반기 경매 물건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