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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본격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현행 청약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로또아파트' 분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치솟는 청약가점으로 인해 20~30대 젊은층과 1~2인 소인가구 등은 당첨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조기분양, 서울 용산역 정비창 개발 등 주택공급계획까지 발표하면서 청약을 노린 위장전입 등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거주기간 등을 가점에 포함시켜 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행 청약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화제다. 이 청원자는 "현재 84점인 청약가점에 거주기간 가점 16점을 추가해 100점 만점제도로 바꿔달라"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무주택자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가점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청원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30대 신혼부부로서 현행 청약제도하에선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청약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과 부양가족수(35점), 청약통장가입기간(17점) 등 총 84점 만점이다. 서울 분양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물량 100%를 가점제로 공급하기 때문에 가점이 높아야 한다.
다만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사실상 '나이순'으로 점수가 올라가는 구조인 만큼 20~30대는 고점을 받기가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양가족이 적은 1~2인 가구는 사실상 당첨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거주기간이 포함돼 있지 않아 위장전입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면적 약 51만㎡)를 개발해 8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벌써부터 지방의 가점 높은 청약 대기자들이 서울로 거주지를 옮기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 서울로 이사해 2년 이상 거주하면 분양시점에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한 청원자는 "서울시민으로 살면서 장기간 지방세, 교육세, 각종 공과금 등 서울시 재원 확보 및 시민 역할을 다한 그 지역 장기 거주자가 (청약)가점이 높아야 한다"며 "전국에서 몰려든 투기 세력들이 20년 넘게 서울시에 세금 내고 내 집 마련을 기다려온 사람보다 가점이 높은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기존 주택시장에 대한 대출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의 각종 규제로 청약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청약가점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분양은 로또라는 기대감이 있는데다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가점자들이 빠질 만큼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는 당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