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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새로 분양한 아파트 당첨자의 청약 가점이 크게 낮아졌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격이 높은 탓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주택 경기가 꺾인 영향이다.
다만 올 한해 전국적으로 38만가구 안팎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인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청약통장을 사용할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입지나 청약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7일 발표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의 당첨자 가운데 청약 가점이 36점인 사람이 포함됐다. 특히 인기평형인 전용면적 84㎡형이어서 이례적인 모습이다.
지난 1월 분양한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16점에도 당첨이 됐다. 지난 8일 당첨자를 발표한 노원구 '태릉 해링턴플레이스'의 경우에도 최저 청약 가점이 44점에 불과했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당첨되려면 청약 가점이 60~70점대는 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실제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분양한 서울 아파트 당첨자의 평균 청약 가점은 58.4점에 달했다.
이는 최근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청약 열기가 시들해진 탓이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민영아파트 13단지중 6개 단지가 미달 사태를 빚었다. 1순위에서 모든 주택 타입이 마감된 곳은 4곳에 불과했고 순위내 마감한 곳은 7곳이었다.
특히 서울에서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와 최근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16점 당첨자가 나온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115㎡ A~C형은 1순위에서 미달했고 115㎡D형은 순위 내 마감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때는 서로 분양받으려 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가 비싼 곳은 입지가 좋더라도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은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약 가점이 떨이진 탓에 청약통장을 잘만 사용하면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추첨제의 무주택자 공급비율 확대(75%),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 신혼희망타운 공급 등 실수요자의 분양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50~60점대로 청약가점이 비교적 높은 예비 청약자라면 서울 강남권 및 마포·용산구 등 청약 경쟁률이 치열한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일반분양을 눈여겨 볼만하다.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 특정 계층을 위한 특별공급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전 입주자 모집 공고를 꼼꼼히 살피고 청약자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똘똘한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분양시장을 노크하는 실수요자의 분주한 움직임은 올 한 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호재로 무장한 인기 청약지 위주의 수요 쏠림 현상을 고려할 때 내게 맞는 청약자격과 합리적 분양가, 미래가치 높은 입지 선별이라는 전략적 청약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