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부터 전 직원 70% 순환 휴직 중급여 70% "막막했다"일자리 잃는 것보다 고용 유지하겠다는 회사에 고마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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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달 휴직 후 업무에 복귀한 대한항공 A차장의 휴직 소회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A차장은 모처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마음 한켠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고 했다. 가족이 잠든 시간이면 예정된 출근날짜를 꼽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임원들은 최대 50%의 급여를 반납했고, 운휴 노선 확대에 따라 직원들은 휴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결국 4월 16일부터 6개월간 대한항공 전 직원의 약 70%가 휴업에 참여하게 된다. 사업부별, 부서별, 직종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운휴 노선이 많은 국제선 영업의 경우 최대 5개월 연속 휴직을 하고, 상대적으로 일감이 많은 화물 분야 직원들은 휴직할 겨를도 없다. 2개월 단위 혹은 1개월 단위로 쉬는 등 탄력적으로 휴업이 진행 중이다.

    A차장은 10월까지 1개월 단위로 휴직을 하게 된다. 

    그는 휴직 중에 어떻게 시간을 보냈냐는 질문에 “여행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집에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대화를 못 나눴던 가족들과 유대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49세인 A차장은 부인과 고2 아들을 두고 있다. 휴직에 대한 가족들의 걱정도 부담이 됐다고 한다.

    A차장은 “휴업 중에는 급여의 70%만 받기 때문에 와이프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아들도 아빠가 직장을 잃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모습에 씁쓸했다”고 말했다.

    특히 외벌이를 하고 있는 A차장으로서는 줄어든 급여로 생활을 해야 된다는 것이 집안의 가장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본인을 물론 가족들도 회사의 이런 선택에 기꺼이 동참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A차장은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을 실시해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 회사가 고용을 유지하겠다는데 이 정도 고통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다른 항공사들은 무급 휴직 또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그는 개인적으로 회사와 가정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일하지도 않는데 70% 급여를 받는게 송구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애사심과 가족애가 크다는 방증이다.  

    6월 중순에 다시 휴업에 들어가는 A차장은  "조원태 회장께서 보낸 격려 메일을 보고 진심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했다"며 “회사가 하루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지난 18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한 것은 임직원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며 그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