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밸런스펀드, 3개월만에 164억원 손실… 1년 수익 증발코로나19로 코스피200 주가지수 타격에 수익성 급격히 악화남양유업 1Q 영업손실에 펀드도 손실 기록하며 이중고
  • 최근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이 믿었던 미래에셋 펀드에게마저 배신당했다. 남양유업이 지난 1분기에 2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을 한 상황에서 1000억원 가량 투자된 펀드마저 손실을 기록한 것. 

    심지어 그 손실 규모는 최근 3년간의 수익을 모두 합친 것 보다 커졌다.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까지 맞은 격’이 됐다는 평가다. 

    19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미래에셋밸런스Q사모증권투자신탁1호(이하 미래에셋밸런스펀드)는 지난 1분기 1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04억원의 수익을 한 분기만에 모두 잃은 셈이다. 

    미래에셋밸런스펀드는 남양유업이 100% 보유한 사모펀드로 2014년 설립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중이다. 자산규모는 947억원 수준. 지난해 말 1062억원에서 1분기 손실이 반영되며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미래맵스SELF베이직사모투자증권, 미래에셋밸런스배당프리미엄투자형사모투자신탁 등 다양한 사모단독펀드에 투자해 왔지만 2017년 이후로는 펀드 개수를 줄이고 미래에셋밸런스펀드에만 투자 중이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설정된 리버스 컨버터블 펀드(RCF)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이 펀드는 코스피200지수가 3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일정 수익을 제공하지만 3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공교롭게도 코스피200 지수는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 2월 말 급락한 뒤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미래에셋밸런스펀드의 손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현재 미래에셋밸런스펀드의 총 수익률은 크게 감소했거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펀드는 지난해 104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앞선 2018년에는 116억원의 손실을, 2017년에는 17억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2016년 이전은 다른 펀드와 수익률이 통합 공시돼 개별 펀드의 수익률 확인이 어렵다. 

    펀드의 부진은 남양유업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남양유업은 1분기 영업손실 20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한 바 있다. 여기에 당기순손실은 269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펀드의 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전반적인 주가지수가 전년 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것이 펀드 부진의 원인”이라며 “그럼에도 해당 펀드는 꾸준히 정기 예금 이상의 수익을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