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70% 탈락기재부 "대형 업체 우선지원… LCC 배제는 아니다"무차입 우량은 그쪽 사정
  • ▲ 코로나19 여파로 세워진 항공기들 ⓒ 연합뉴스
    ▲ 코로나19 여파로 세워진 항공기들 ⓒ 연합뉴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되고 진에어와 티웨이는 안되고"

    정부의 LCC 지원이 요상하다. 차입금 5000억 이상의 대형사만 지원한다는 '가이드라인' 때문에 시끌하다.

    7곳의LCC 중 현재 정부 기준이라면 단 2곳만 수혜를 입는다.

    정부는 지난 20일 40조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추진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 해운업을 살리기 위함이다.

    지원금은 직원 300명,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심사에서 '차입금'으로 판단하는 항목은 장·단기 차입금, 항공기 리스 부채, 회사채 등이며 지원 조건은 직원 90% 이상 고용 유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 두 곳은 장단기 차입금만 조兆 단위를 훌쩍 넘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LCC 업계는 대부분 충족하지 못한다. 제주항공과 아시아나 관계사 에어부산만 조건에 해당한다. 제주항공의 합산 차입금은 6400억, 에어부산은 5600억원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모든 항목을 더해도 5000억원 미만이다. 이스타항공도 탈락이다.

    ‘300인 이상 근무’ 조건은 대부분이 충족한다. 제주항공은 2600명, 에어부산은 1200명을 고용 중이다. 차입금을 충족하지 못한 진에어는 1500여 명, 티웨이 1900명, 이스타항공 1400명, 에어서울은 480여 명을 고용 중이다. 신생 업체 플라이강원은 300명 미만으로 조건 미달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원금 심사에는 장·단기 차입금, 항공기 리스부채, 회사채 등을 고려한다”면서 “기금은 연관 업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 우선지원을 전제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를 배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LCC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같지만 관련 지원이 대형항공사에 쏠려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두 대형항공사에 약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같은 날 LCC 지원에 대해서는 “검토 중인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LCC 대책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긴급융자 3000억원 지원이 전부다. 현재까지 집행이 완료된 금액은 약 1900억원으로 이마저도 지급이 더디다.

    업계 관계자는 “명칭은 ‘기간산업 안정기금’이지만 기간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지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 가릴 것 없이 기내식, 지상조업 등 연관 업종으로의 파급은 어디에서나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 기준을 단순 차입금으로만 따지는 것도 문제”라며 “대부분 업체가 300명 고용 조건을 훌쩍 넘어서는 만큼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차입이 적은 항공사는 오히려 이후 사업경쟁력을 높게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부는 6월 중 각 항공사에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지원기금심의위원회를 꾸려 심사에 착수한다. 위원회는 민간위원 7인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