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스피 예상밴드 1930~2030선…미-중 갈등·밸류에이션 부담에 단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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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갈등 재점화 우려 속에 코스피는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의 상승 속도가 약화되고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1930~2030선이다. 키움증권은 1930~2000선, NH투자증권은 1940~2030선, 케이프투자증권은 1940~2000선, 하나금융투자는 1950~2000선 등을 제시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22% 오른 1970.13을 기록했다. 미국의 봉쇄 조치 해제에 따른 경제 재개 기대감과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 등 호재에 힘입어 장 중 2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미·중 갈등 우려감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하락했다.

    미·중 간 갈등이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재부상하면서 시장의 이목은 이들 강대국 마찰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 상무부는 전략물자 수출 규정을 개정해 화웨이가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을 구매하는 것을 규제했다. 나스닥은 기업공개 규모를 최소 2500만달러 또는 시총의 4분의1 이상으로 강화할 예정으로, 중국 기업 상장이 제한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미 상원은 중국 기업이 미국 회계기준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상장을 폐지할 수 있는 법안을 가결함에 따라 미국의 중국 제재가 가속화되고, 이들 국가의 마찰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확대된 미국인들의 반중국 센티먼트를 의식하게 됐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한 강경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계속적인 돌발발언은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8년 통상마찰을 바탕으로 시작된 미국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서서히 증시에 그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코로나19 책임론으로 시작된 미국의 중국 견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을 바탕으로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고 양회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미국을 향한 정치적 대응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단기조정도 예상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은 기업가치와 실적 보다는 국내외 정책적 수혜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대가 선반영된 측면에 크다"면서 "코스피 2000선을 경계로 시장이 단기 숨고르기로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증시는 당분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기 불안과 투자 심리 개선의 상반된 환경이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활동 재개에도 대외 경기 개선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수출주 위주인 대형주의 반등 속도를 상대적으로 둔화시키고 있다. 미·중 마찰에 따른 신흥국의 통화 변동성 우려도 외국인 수급에 민감한 대형주의 상승 속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단계적 구체화는 정책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책 기대감을 지속할 수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인덱스 시총상위 수출 대형·가치주에서 내수 중소형·성장주로의 로테이션 트레이딩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 이전 대표주 삼성전자에서 포스트코로나 주도주인 커뮤니케이션(소프트웨어·통신·미디어), 바이오 대표주로의 압축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