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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증시의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의 대폭 물갈이가 이뤄졌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약 70조원, 코스닥150은 2조6000여억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종목 교체를 전후로 한 단기적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지수·코스닥150지수·KRX300지수의 구성 종목 정기변경 결과를 지난 27일 공시했다. 이번 정기변경은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지수 편입 기준을 바꾼 뒤 진행되는 첫 정기변경으로, 예년보다 교체 종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왔다.
정기변경 종목들을 살펴보면 코스피200지수에서는 11개 종목이 교체됐다. 당초 증권가가 예상했던 대로 포스코케미칼·한진칼·F&F·태영건설·HMM·KG동부제철·아시아나항공·롯데관광개발·더블유게임즈·화승엔터프라이즈·쿠쿠홈시스 등이 신규 포함됐다. 다만 지누스는 예상과 달리 편입에 실패했는데, 평균시가총액 산정기간에 따른 착오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쌍용차·남양유업·에스엘·효성중공업·동양·한국쉘석유·에스엘·AK홀딩스·대덕·한국단자·현대리바트·JW홀딩스 등은 제외됐다.
코스피 시장의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지수는 선물·옵션의 기초자산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 등 각종 금융상품의 추종 지수로 활용된다. 이번부터 정기변경 횟수가 1년에 2회로 증가함에 따라 평균 시가총액 산정 기간이 2019년11월1일부터 2020년4월30일로 변경되고, 산업군별 누적 시가총액이 80%에서 85%로 확대되면서 교체 종목 증가에 영향을 줬다.
코스닥 시장 대표 지수인 코스닥150지수에서는 14개 종목이 새로 담겼다. 브이티지엠피·다우데이타·상상인·우리기술투자·SK바이오랜드·KH바텍·이베스트투자증권·유비쿼스홀딩스·유진테크·아이티엠반도체·차바이오텍·케어젠·셀리버리·코윈테크 등 입성했다. 반대로, 신라젠·에스엠코어·하이록코리아·이테크건설·와이지원·세종텔레콤·넥슨지티·태웅·한양이엔지·아스트·이엠코리아·우리산업·강스템바이오텍·코스맥스엔비티 등은 제외됐다.
코스닥150지수 변경의 특징은 금융주의 편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기술주 집중 현상 완화를 위해 코스피200과 동일하게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른 섹터별 종목 선정으로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 통합 지수인 KRX300지수의 교체 종목은 23개다. 종근당홀딩스·대웅·녹십자홀딩스·일양약품·신풍제약·CMG제약·차바이오텍·셀리버리·에스티팜·알테오젠 등 제약·바이오 관련주가 대거 들어왔다. 오리온홀딩스·KG이니시스·NHN한국사이버결제·필룩스·SFA반도체·KH바텍·지역난방공사·테스·덕산네오룩스·케어젠·에코마케팅 등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영풍·한국테크놀로지그룹·넥센타이어·송원산업·에스엘·아시아나항공·한국콜마홀딩스·대덕전자·롯데정보통신·진에어·제일약품·카페24 등은 빠졌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해당 종목들이 편입되면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부양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약 70조원, 코스닥150은 2조6000여억원 규모다.
이번 정기변경으로 인한 효과는 이전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정기변경 교체 종목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최근 코스피200지수의 정기변경 효과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지만 교체 종목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패시브 매수 수요가 많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기변경 구성종목 편·출입 룰도 새롭게 적용되면서 코스닥150 지수 내 금융 섹터 종목들이 신규로 다수 편입됐다는 점, 금융위원회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라 액티브 자금의 공매도 수요가 제한되면서 지수 편출보다는 편입 효과가 더욱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연구원은 정기변경 편입 종목 중 거래대금 대비 높은 패시브 자금 수치(DtC)가 높은 종목들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200에서는 쿠쿠홈시스·태영건설·롯데관광개발, 코스닥150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상상인 등 금융주다.
정기 변경일에 맞춰 이번 신규 편입종목에 대해 3주 전 단기적인 접근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추천된다. 새로운 종목 구성은 선물옵션 마감일인 내달 12일 변경될 예정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5년 동안 정기변경일을 기준으로 신규 편입 종목들의 평균 주가흐름을 보면 2017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기변경일 2개월 전부터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정기변경일 이후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각 연도 정기변경일 이전 3개월 전부터 정기변경일까지의 신규 편입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평균적으로 정기변경일 3주 전쯤 매수해 정기변경일에 매도하는 것이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알파 전략 차원에서 코스닥150은 물론 KRX300 편입에 성공한 종목들에 주목하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바이오텍, 셀리버리, KH바텍과 케어젠 등은 양지수 편입에 성공했다"면서 "KRX300의 활용 범위가 서서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패시브 수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