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정처 올해 실업급여 수급자 최대 184만명 12조원 소요 전망고용보험기금 2년 연속 적자…7조3500억 잔액 연말 바닥 드러나재난지원금 기부 5000억 안팎 불과할듯…나랏빚 내 돌려막기 불가피
  • ▲ 한 취업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뉴데일리 DB
    ▲ 한 취업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뉴데일리 DB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실업자와 구직포기자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던 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17년 10조원이 넘던 고용보험기금은 작년 7조원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동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에 의뢰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소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실업급여 수급자 전망치는 최대 184만명에 달했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133만명에서 51만명 증가한 것이다.

    고용대란이 시작된 2월부터 실업자는 가파르게 늘어나 1분기 실업급여 수급자만 60만명을 넘어섰다. 실업급여지급액도 1월 7336억원,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 4월 9933억원으로 매월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같은 고용동향에 6월까지 지속되면 올해 전체 수급자는 지난해 144만3000명보다 19만4000명 늘어난 163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정처는 전망했다. 이 경우 실업급여 지급액은 정부가 예산을 잡은 9조5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늘어난 11조6000억원이 소요된다.

    코로나19 확산이 하반기까지 이어져 연말까지 고용난이 이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이 경우 실업급여 수급자는 183만8000명으로 3조5000억원의 실업급여가 더 필요하게 된다고 추 의원실은 분석했다. 올해 실업급여 총 지급액만 14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예정처는 연말까지 고용난이 계속된다면 고용보험기금은 예상 적립금 3조5000억원이 모두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국회 예산정책처
    ▲ ⓒ국회 예산정책처
    정부는 이에 따라 3차 추경안에 실업급여 재원으로 3조4000억원을 반영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정처가 전망한 실업급여 수치는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실제로는 지급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미국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최소 12조원, 상황에 따라서는 15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도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 4월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는 1377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6만30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3월 20만명대로 떨어진 가입자 증가폭이 한달만에 10만명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작년에는 매달 40만명 이상 늘어왔다. 반면 고용보험 상실자는 56만9000명으로 지난 1월 87만5000명이 자격을 잃은 이후 매달 50만명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고용보험 기금으로 충원키로한 긴급 재난지원금 기부실적이 저조한 것도 큰 타격이다. 정부는 14조3000억원을 쏟아부은 재난기부금 예산 중 2조원 안팎의 기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재난지원금은 13조5648억원이 집행돼 남은 금액은 6800억원에 불과하다. 전국 2171만 가구 중 2156만 가구(99.3%)가 수령한 것이다. 지난 3일 주요 언론에서 재난지원금 수령 가구가 99%에 달한다는 보도 이후에도 하루 4~6만가구가 200~300억원을 받아가고 있어 신청이 종료되는 8월까지 실제 기부금은 5000억원 남짓으로 예상된다.

    고용보험기금은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5년 9100억원 흑자, 2016년 1조3800억원 흑자, 2017년 6800억원 흑자를 내며 10조 2544억원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8년 -8100억원, 2019년 -2조1000억원 등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예정처 전망대로라면 7조3500억원 남은 고용보험 기금은 올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동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추경호 의원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참사 등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로 고용보험 적립금이 급감했고 대량실업이 발생해 기금고갈 위기에 이르자 빚으로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과 같은 대량실업 등 경제위기가 언제 어떻게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항상 재정을 효율적이고 책임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