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땐 -2.5%까지 곤두박질기재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서 0.1% 플러스 전망
  • ▲ 경제 전망.ⓒ연합뉴스
    ▲ 경제 전망.ⓒ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1.2%로 내다봤다. 하반기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재확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2.5%까지 전망치가 떨어졌다.

    최근 우리 재정당국이 내놓은 플러스(+) 전망과 달리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등 국제기구는 잇달아 역성장을 예고하면서 경제 정책에 있어서 낙제점을 면키 어려운 문재인 정부가 이번엔 성급한 낙관론을 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OECD는 10일(현지 시각)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는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을 -6.0%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4%에서 8.4%포인트(P) 낮춘 것이다.

    한국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지난 3월 2.0%보다 3.2%P 낮춰잡았다.

    OECD 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의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4월 IMF가 올 세계 경제성장률로 전망한 -3.0%와 지난 8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5.2%보다 더 낮아졌다.

    한국의 경우 IMF에 이어 OECD도 역성장을 예고했다. IMF는 4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OECD와 같은 -1.2%로 제시했었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OECD 전망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글로벌 교역 위축과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코로나19가 하반기 재확산하면 세계 경기 침체가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끼치면서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거로 예상했다.

    다만 OECD는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성장률 조정 폭과 절대 수준에서 모두 가장 양호하다고 봤다. 미국은 올해 2차 확산이 없을 때 -7.3%, 중국은 -2.6%, 유로존은 -9.1%, 일본은 -6.0%로 각각 전망했다. 한국은 디지털·그린 프로젝트 중심의 '한국판 뉴딜'이 투자와 고용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 수보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 수보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IMF와 OECD를 비롯해 해외 주요 기관들이 잇달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플러스 성장률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IMF와 OECD뿐 아니라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무디스는 앞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각각 -0.6%, -1.2%, -0.5%로 점쳤다. 모두 역성장을 예고했다.

    반면 국내 주요 기관과 재정 당국의 전망치는 해외의 분석과는 차이가 컸다. 한국은행은 -0.2%,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획재정부는 각각 0.2%와 0.1%로 전망했다. 한은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1.6%) 이후 11년 만에 역성장을 예고했다. 한은이 그나마 마이너스 성장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뿐 KDI와 재정당국은 플러스 전망치를 내놨다.

    일각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으로 불안 불안한 데다 겨울철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설상가상 우리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고려할 때 날로 격화하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의 대외변수가 우리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OECD도 국제 교역 위축과 저성장 고착화, 기업도산과 금융 불안, 신흥·개발도상국 취약성 등을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OECD는 올 4분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세계 경제성장률을 -7.6%로 내다봤다. 한국은 -2.5%까지 낮춰 전망했다.

  • ▲ OECD의 한국 경제성장 전망.ⓒ연합뉴스
    ▲ OECD의 한국 경제성장 전망.ⓒ연합뉴스

    OECD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빠르게 반등하는 'V자형'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차 확산이 없을 때 3.1%, 재확산 때 1.4%로 각각 전망했다. 2차 확산이 없을 때 전망치는 지난 3월 전망(2.3%)보다 0.8%P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