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6월호 "내수 위축세 완만, 고용 감소폭 축소" 긍정 평가재난지원금·생활속 거리두기 전환 등 소비심리 상승에 김칫국최악의 실업률·제조업 수출산업 위기 가중… 낙관론 신중 해야
-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경제상황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코로나19 위기 이후 정부가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월호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4월호에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 5월호에서 '실물경제 하방위험 확대' 등 매달 경고 수위를 높여온 것과 대조된다.정부는 소비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것과 금융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7.6으로 전월대비 6.8p 상승했다.그린북은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기재부는 "조속한 경기회복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소비·투자 활성화, 한국판 뉴딜 등 주요 정책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3차 추경예산도 국회 통과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인식을 두고 섣부른 낙관론을 꺼내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2월부터 4월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하다 5월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과 함께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일시에 상승한 소비심리만으로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모두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하는 가운데 제조업과 수출 등 주력산업 타격이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한국 수출액은 3월 464억달러에서 4월 366억달러, 5월 349억달러 등 꾸준히 감소하면서 전년동기대비 4월 –25.1%, 5월 –23.7% 등 두달째 마이너스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이번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123억달러로 일평균 수출액은 15억4000억달러에 불과했다. 전년동월대비 9.8% 감소한 수치다.제조업 생산은 4월 전월대비 6.4%p가 감소했고, 제조업 재고는 0.4% 감소, 출하는 7.2% 감소하는 등 물건을 만들어도 팔려나가지 않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5월 고용률은 65.8%로 전년동월대비 1.3%p 하락했고, 전체 취업자수도 269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9만2000명 줄었다. 실업률도 급증해 4월 4.2%에서 5월 4.5%로 늘어났고, 그냥 쉬거나 구직단념 등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14.5%로 2015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날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56명으로 이달들어 38~57명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신규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고, 집단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가을철 2차 확산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3으로 전월대비 1.3p 하락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상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역시 전월대비 0.5p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경기반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제조업과 수출산업 등 주력 산업 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낙관론은 조심해야 한다"며 "투자활성화 등 경기부양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