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그룹 특성상 코로나 영향 지각 도래마스크 특수로 스판덱스 호조유럽 타이어 공장 가동률 하락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효성그룹 사업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마스크 특수에 따른 스판덱스 호조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효성첨단소재는 유럽 고객사들의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위생용 마스크 이어밴드(마스크 줄) 사용이 증가하면서 스판덱스 제품 수요가 2배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스판덱스는 아웃도어, 수영복, 스타킹 등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섬유다. 원래 길이의 5~8배까지 늘어나며 원상회복률은 97%에 달할만큼 탄성이 좋다. 당초 스판덱스 수요는 70%가 의류 관련에 집중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마스크용 밴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판덱스 시장은 최근 중국 재고가 감소하고 4월 말부터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수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은 올해 1분기 90.82%에서 전년 수준인 94.45%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효성티앤씨는 여전히 높은 이익 체력을 유지 중"이라며 "섬유 사업은 스판덱스의 호조세 지속에 따라 영업이익 7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을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반면,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티이어 메이커들의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산업 생산은 회복됐지만, 북미나 유럽 고객사들의 가동률이 하락해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효성첨단소재 타이어보강재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럽, 미국 등 고객사들의 공장 셧다운으로 2분기까지는 고정비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광남 타이어코드 공장도 지난 4월부터 가동이 시작됐지만, 수요 감소로 매출 증가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보강재 사업부문은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탄소섬유 매출 비중은 작지만 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효성이 뒤늦게 코로나19 여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최종 소비재보다 중간재나 중공업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섬유와 화학, 중공업 등 효성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 특성상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고스란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효성중공업은 2분기부터는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효성화학 역시 원재료 프로판의 원가 경쟁력 확대로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가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효성그룹은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1분기 아쉬운 실적을 냈다. 효성 지주사는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사업회사들 역시 효성티앤씨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이 중간재나 중공업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도 다른 회사들보다 뒤늦게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회복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